중국 통신장비업체 ZTE(中興·중싱) 주식이 6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이어가며 12조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지난 13일 중국 선전거래소에서 약 두달 만에 거래가 재개된 ZTE 주식은 이후 21일까지 6거래일 연속 일일 하락 제한폭인 10%까지 급락하며 하한가 행진을 이어갔다고 시나재경망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로써 주가는 거래 중단 직전의 주당 31.2위안에서 21일 16.64위안까지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700억 위안(약 12조원)이 증발했다.
이는 각 기관들이 앞서 ZTE 주식 거래가 재개되기 직전인 12일 ZTE 주가 예상 목표치를 주당 20~25위안으로 하향 조정한 것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시장은 ZTE 주가 앞날을 더욱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푸궈(富國)펀드, 다청(大成)펀드 등은 ZTE 주가가 주당 12위안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에서 앞으로 3거래일 더 하한가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의미다.
ZTE 주식은 앞서 4월 17일부터 거래가 중단됐었다. 전날 미국 상무부가 북한·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ZTE를 겨냥해 미국기업과의 거래를 7년간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다.
지난 12일 ZTE 공시대로라면 미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14억 달러 벌금, 고급 부총재급 이상 경영진 전원 교체, 회사내 미국인으로 구성된 준법팀 운영 등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ZTE 제재령은 풀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미국 상원이 최근 ZTE 제재 해제를 무효화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을 통과시키면서 ZTE 앞날에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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