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감색 양복에 도트 무늬 넥타이 차림으로 환한 웃음과 함께 기립박수를 받으며 하원 본회의장에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400여 명의 하원 의원들을 앞에 두고 연설대에 섰다.
문 대통령은 박수와 함께 연설이 시작되자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하원에서 연설할 기회를 갖게 된 데 사의를 표하고 "양국의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는 러시아 정부와 의회, 국민의 기대를 느낍니다"라고 말하자 의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의원석 한쪽에서는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가, 다른 한편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수행 참모 등이 유심히 연설을 경청하고 있었다.
"유라시아가 가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우리의 우정으로 활짝 열 수 있다고 믿는다" 등의 대목에서 하원 의원들은 박수로 연설에 화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나는 지난 4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우리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고 말하자 이날 연설 중 가장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의원석에서는 문 대통령의 연설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에도 러시아 국민께서 따뜻한 응원으로 격려해주시길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발쇼예 스빠씨-바!('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러시아어)"라는 인사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의원석에서는 문 대통령이 입장할 때를 제외하고 총 7번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18분간의 연설이 마무리되자 하원 의원들은 연설 시작 전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에게 30여 초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의장단뿐만 아니라 의원석 앞줄에 있는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하원의장의 안내 속에 문 대통령은 다수의 의원과 대화를 나눴고 그동안 여러 번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연설이 끝나고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5분 넘게 의원들과 대화한 문 대통령은 '셀카' 촬영까지 응하고 나서야 또다시 기립박수를 받으며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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