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 후속 대책 없이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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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8-06-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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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입자 3분의 1 규제, 위성방송만 제외

  • 케이블TV “입법 공백 우려”

  •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 지지부진...당분간 법 개정 어려워

지난달 28일 열린 임시국회[사진=연합뉴스]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 등이 속한 유료방송시장의 합산규제가 일몰을 앞두고 있으나 국회는 여전히 후속 조치를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TV업계는 합산규제 일몰 시 입법 공백이 발생한다고 우려하고 있고, 업계 1위인 KT계열은 점유율 제한이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20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해, 당분간 합산규제에 관한 법 개정도 어려울 전망이다.

24일 국회와 유료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오는 27일부로 일몰된다. 합산규제란 유료방송시장에서 특정 사업자가 전체 시장점유율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조치다. 이 규제는 KT가 위성방송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지난 2015년 3년 한시 조항으로 처음 도입됐다. 케이블TV와 IPTV와 달리 위성방송은 별도의 점유율 제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합산규제 일몰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케이블TV업계는 규제 연장 또는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이하 케이블TV협회)는 지난달 “합산규제는 시장의 독과점 사업자 출현을 방지하고 사업자 간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밝힌 바 있다. 또한 KT가 점유율 규제를 받지 않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우회적으로 가입자를 늘릴 수 있다는 입법 공백 상태가 발생한다고 우려한다. 케이블TV협회는 일몰이 오기 전에 재차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반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1위인 KT계열은 합산규제가 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7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수는 957만9081명으로 점유율 30.54%를 차지하고 있다. 상한선인 33%까지 2.5%포인트 정도만 남아 가입자 유치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는 자사의 위성방송 상품에 KT의 양방향 VOD 서비스를 묶은 OTS 가입자들이 KT의 IPTV로 넘어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17년 상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그래픽=김효곤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는 지난달 성명에서 “스카이라이프는 합산규제 시행 직전일 대비 최근까지 42% 기업가치가 하락했다고 보고 있다”며 “합산규제 이후, 3년간 OTS 가입자가 50만명이 순감하는 등 회사의 성장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밝혔다. 합산규제의 피해는 위성방송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이가 명확한 상황이지만 법 개정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는 논의의 장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올해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소위)를 한 차례도 열지 못했다. 올해 1월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분당하면서 법안소위 의원 구성 문제가 발생했고, 이후 네이버 댓글 조작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여야 간 안건 상정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재는 20대 국회 후반기의 원 구성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어서 과방위의 휴업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국회 원 구성 논의도 제대로 안 되고 있어 과방위가 언제 열릴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합산규제가 일몰되더라도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위성방송은 모바일과 결합할 수 있는 상품이 없다는 점에서 케이블TV나 IPTV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 KT가 위성방송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결합상품 종류의 부족 등으로 위성방송 가입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합산규제 일몰이 이를 회복시킬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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