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산하 출연연 3곳(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공기관 2곳(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등 총 5곳이 아직까지 기관장이 비어있는 채로 운영되고 있다. 해당 기관들은 최소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의 부설기관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난해 12월 양광모 원장이 사임한 뒤 김동원 병원장이 6개월 넘게 직무대행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도 장규태 원장이 올해 2월 건강을 이유로 퇴임했으며, 연구재단은 조무제 이사장이 임기 절반을 남기고 3월 돌연 사퇴를 표명했다.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임기철 원장도 4월 임기를 2년이나 남긴 가운데 자리에서 물러났다. 같은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신중호 전 원장 역시 임기가 절반이 남았지만 자진 사퇴했다.
과기계에서는 이들 기관장들의 갑작스런 사임의 배경으로 '전 정권 인사'에 따른 정부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연구재단과 KISTEP만 놓고 봐도 수장들이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고강도 감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전 정부 임명 기관장들을 대상으로 사퇴를 종용하며 '표적 감사'를 펼쳤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과기계에서는 장기화되는 리더십 부재로 업무 지연은 물론, 조직의 제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미국과 독일의 경우 장기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 특성을 고려해 해당 기관장들이 평균 6~10년을 근무한다. 매 정권마다 '물갈이 인사'를 통해 친정권 '코드 인사'들로 채워지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과기계 관계자는 "비정규직 전환, 연구과제 중심 제도(PBS) 폐지 등 올해 과학기술계 주요 현안들이 쌓여있음에 불구하고, 이를 수행하고 컨트롤할 기관장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조속히 전문성이 있는 인사를 채워넣어 조직의 업무 연속성을 보장해줘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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