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3일 모스크바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시내에 있는 구세주 대성당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오전 구세주 대성당에서 일라리온 러시아정교회 대주교와 환담하고 러시아정교회의 발전과 한·러시아 종교단체 간 다양한 교류와 소통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러시아정교회와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이 협력해 개최한 문화행사가 종교 간 대화와 화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평가하고, 향후 한러 간 종교·문화 분야 교류가 더욱 활성화하길 희망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주러시아 한국문화원과 러시아정교회는 지난 5월 한국 사찰음식·러시아정교회 음식 교류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주임신부의 안내를 받으며 50분 간 성당 내부를 둘러봤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혁명 이후 정교회가 탄압을 받아 1931년 폭파됐다가 복원됐다는 설명을 듣고 "그런 종교박해를 그토록 오래 받고도 다시 신앙이 살아나는 걸 보면 종교의 힘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성당 꼭대기 층에 올라 주임신부가 고층 건물이 많은 쪽을 가리키며 "저쪽만 고도제한을 풀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우리도 그래야 한다"면서 "그래야 도시가 전통을 보전하고 현대적 미를 아우를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김 여사의 이름과 함께 '한반도와 대한민국에 평화를 주소서!'라고 적었다.
통역으로부터 그 뜻을 들은 주임신부는 "꼭 (그 꿈이) 이뤄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어 노보데비치 수도원 근처의 식당에서 수행원들과 점심 식사를 했다.
'백만송이 장미' 노래의 주인공인 화가 피로스만의 그림으로 실내를 장식한 '우피로스마니'라는 이름의 이 식당을 나오며 문 대통령은 '사랑과 예술, 우피로스마니'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수도원 근처의 호수 주변을 산책했다. 이 호수는 차이코프스키가 ‘백조의 호수’를 작곡할 때 영감을 받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산책을 마치고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로스토프나도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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