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 증산..시장 전망치에는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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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6-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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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산유국들 7월부터 일일 100만 배럴 증산키로

  • 시장 전망치에는 미달..브렌트유 3.4% 급등

2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회의가 끝난 뒤 알렉신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왼쪽),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가운데), 슈하일 모하메드 알 마주류에이 UAE 에너지장관(오른쪽)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이 7월부터 일일 100만 배럴까지 증산에 나서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멕시코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는 22~23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회의를 앞두고 이란 등 일부 OPEC 회원국들은 증산에 반대하기도 했으나 증산 합의는 일찌감치 나왔다. 다만 100만 배럴이라는 구체적인 문구는 최종 성명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OPEC 종주국이자 세계 1위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일일 100만 배럴 증산 방침을 재차 밝혔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7월부터 산유량이 "주목할 만큼(measurable)" 늘어날 것이라며 "일일 100만 배럴 수준의 추가 공급은 생산 능력이 있는 국가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 역시 기자회견에서 증산 결정을 지지하면서 하반기에 산유량을 일일 20만 배럴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2017년부터 유가 부양을 위해 일일 180만 배럴 감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실제 감산 폭은 목표치를 훌쩍 넘은 280만 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산유국들은 일일 100만 배럴 증산을 통해 종전 감산 목표치를 100% 수준에서 유지키로 한 셈이다.

시장 관측통들은 합의된 수준의 증산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가 산유량을 늘릴 수 있는 형편이 안 되는 만큼 실제 증산 폭은 일일 6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러시아가 언급했던 일일 150만 배럴 증산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증산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와 실제 증산이 합의 수준에 미달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22일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3.4%(2.5달러) 오른 75.55달러에 거래됐다. 

한편 OPEC의 증산 결정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원유 소비국들의 증산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에도 트위터로 “OPEC이 생산량을 상당 규모로 늘리길 바란다. 유가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며 OPEC을 압박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3년래 최고 수준을 가리키는 가운데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3달러를 넘을 경우 소비자 지출을 갉아먹어 미국의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휘발유 가격 상승은 인플레 상승 압력을 높여 연준의 금리인상을 가속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OPEC에 증산을 통해 유가를 낮추라고 압박하는 이유다.

국제유가는 2017년 OPEC이 감산을 이행하기 시작한 이후 40% 이상 뛰었다. 감산과 더불어 글로벌 동반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공급 감소가 맞물린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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