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산업의 총아였던 P2P(개인 간) 금융과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가 법 사각지대에 놓여있지만, 관련 법안은 1년 가까이 계류 중이다. 이러는 사이 산업을 규제할 명확한 법이 없어 소비자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4일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법무부와 경찰청이 참여하는 P2P 대출 합동 점검회의를 열었다. 앞으로 P2P를 이용한 불법 행위를 신속하게 단속·처벌할 수 있도록 금융위와 검찰, 경찰이 상시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융감독 당국이 P2P를 완전히 감독·규제할 권한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현재 P2P금융업은 온라인 플랫폼 회사 산하에 100% 자회사인 연계대부업체를 두고 있다. 당국은 해당 자회사를 대부업법 시행령에 근거해 등록·관리 중이지만, 본체인 플랫폼 회사는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지난해 7월,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올해 2월 P2P 금융업에 대한 규율 근거를 담은 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진복 박광온 의원의 법안도 계류 상태다.
가상화폐 거래소 상황은 비슷하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의무는 정보통신서비스 매출액(전년도 기준)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하루 평균 이용자수(전년도말 기준 직전 3개월간)가 100만명 이상인 업체를 대상으로 해 현재 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등 대형 거래소 4곳만 인증 의무 대상이다.
그러나 이들 4곳조차 인증을 아직 받지 못했다. 기준에 미달한 나머지 거래소는 다시 보안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올해 3월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가상화폐 거래소 모든 곳이 ISMS 인증을 받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이 법안도 계류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을 규제할 명확한 법안이 없다면 최근 P2P와 가상화폐 시장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무엇보다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어 피해자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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