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근로자 1만여명이 한국어 시험에 참여해 한국 해외 취업에 도전, '코리아드림'을 꿈꾸고 있다.
지난 23~24일 이틀간 진행된 한국어 시험에 베트남 근로자 1만16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경제도시 호찌민에서 개최된 이 시험은 베트남과 한국 노동부의 고용허가(EPS) 프로그램 중 하나로 한국에서의 취업을 원하는 베트남 근로자는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올해 3월 양국은 고용허가제의 베트남 인력 송출 및 도입 시 준수 사항을 규정한 ‘한-베트남 고용허가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한-베트남 EPS 프로그램으로 올해 상반기 7900명의 베트남 근로자가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며 “이번 시험은 한국 제조업계에서 일할 6300명을 선정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의 요청에 따라 한국행을 원하는 베트남 근로자는 한국 인적자원개발국에서 실시하는 한국어 시험을 통과해 한국어 증명서를 한국 취업 증빙 자료로 제출해야 한다. 제조업 이외 어업 근로자를 위한 한국어 시험은 오는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신문은 “한국에서 일하는 베트남인의 평균 월급은 3500만 베트남동(약 170만원) 정도”라며 “한국은 베트남 근로자가 가장 선호하는 노동시장 중 한 곳”이라고 부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도현 주베트남대사는 “베트남 근로자들은 숙련되고 성실해 한국 기업들이 선호하는 구직자로 많은 기업이 이들의 채용을 원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일하는 베트남 근로자를 위한 복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에 참여한 한 베트남 근로자는 “한국에서의 취업을 위해 이번 시험에 응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최근 한국 내 베트남 불법체류자에 대한 소식이 자주 들려 한국으로의 취업 기회가 무산될까 걱정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 법무부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불법체류자는 31만2346명으로 지난해 연말보다 24.4%가 증가했다. 법무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무사증 확대 정책을 틈타 불법체류자의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에서 오는 단체관광객들에게 한시적으로 무사증 입국을 허용했다.
도안모우디엡(Doan Mau Diep) 노동보훈사회부 차관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매년 일정 수준의 베트남인의 한국 취업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법을 어기지 않고 공식 절차로 취업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한국으로 갈 수 있는 베트남 근로자의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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