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무 시행] ⑤ 정유·화학 업계 "인가연장근로 허용 범위 확대 필요"

여당과 정부·청와대가 다음달 1일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부터 먼저 실시되는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간 단속이나 처벌을 하지 않는 계도기간을 두기로 결정한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청사의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정유·화학 업계는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6개월 계도 기간이 설정되면서 한시름을 놓았다. 다만 정기보수 기간이 예외로 묶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26일 정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자연재해나 재난 등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할 때만 허용해주는 인가연장근로 허용범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어서, 다들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일반적으로 정유 업계는 2~3년, 화학업계는 4~5년에 한 번씩 공장 보수를 한다. 평소 공장은 1년 365일 풀가동 되고, 이 기간동안에 보수와 안전 점검 등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이에 주 80시간은 물론 많게는 100시간 까지도 일한다. 하지만 현행 법상에서는 탄력근무제를 적용하더라도 주 64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정유화학 업계 각 사는 공장 별로 스터디를 하고 대안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석유화학 뿐 아니라 △조선업의 시운전 △건설업의 기상악화로 인한 공사기간 지연 △방송·영화 제작업의 인력대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의 장시간 촬영 등에 대해 인가연장근로 사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9조(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의 근로시간연장 신청 등)는 "자연재해와 재난관리법에 따른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해 이를 수습하기 위한 연장근로를 피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게임 업계 등에서도 현행 법에서는 주 52시간 준수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ICT 업계는 업종 특성상 밤샘 근무가 많기 때문에 탄력근로제 적용 기간도 현행 2주일~3개월보다 최소 6개월~1년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도 개발사들의 경우 대형 게임 출시를 앞두고 '크런치 모드(고강도 근무체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데다가, 게임 출시 이후 서버 관리 문제 등 게임산업의 특수성 때문에 근무 시간을 정해진 틀에 맞추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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