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베트남 국영선사인 '비나라인'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올해 SK에너지의 베트남 화물차 휴게소 사업에 이은 두 번째 현지 투자가 된다.
27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베트남 국영선사인 비나라인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비나라인은 최근 베트남 정부로부터 기업공개(IPO) 승인을 받았으며, 오는 9월께 현지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비나라인은 이번 IPO를 통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분 20%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또 지분 14.8%는 전략적투자자(SI) 등에 매각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한편 사업적으로도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SK그룹이 비나라인과 만나 SI로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이 비나라인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SK텔레콤과 해운사인 SK해운, 석유화학사인 SK이노베이션 등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선박의 최적 운영조건을 도출해 유류비 절감 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 또 SK해운과 SK이노베이션 등도 석유제품 물류 등에서 협업을 통해 비용 절감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SK그룹이 베트남 정부 등과 현지 인프라 사업 투자를 위해 접촉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비나라인 투자는 에너지, ICT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올해 들어 베트남에서 '글로벌 파트너링'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 4월 사이공 뉴포트(SNP)와 베트남 화물차 휴게소 사업 추진을 위해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SNP는 베트남 국방부 해군 소속으로, 베트남 전체 화물 물동량의 50%와 남부지역 물동량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베트남 1위 항만운영·물류 국영기업이다.
글로벌 파트너링은 신규 시장에 진출할 때 SK 혼자 나서는 것이 아니라 현지 기업들과 협업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SK의 핵심 글로벌 전략 중 하나다.
SK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SK가 전반적으로 베트남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살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모빌리티, 제약, 물류 등 분야를 중심으로 올해도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기업들의 러브콜이 잇따르면서 SK그룹은 현지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일례로 SK그룹은 최근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인 페트로베트남(PV)에 대한 투자를 검토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잠정 중단하고 내년에 다시 검토키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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