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투혼의 김영권, 독일 막은 철벽수비에 결승골까지…비난 딛고 찬사

독일 파상 공세 몸 던져 막아내…후반 추가시간 결승골 폭발

[몸을 던져 독일 티모 베르너의 슛을 막아내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김영권. 사진=연합뉴스 제공]

독일전 종료 직전 김영권이 해냈다.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영권은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려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뜨렸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이 연속골을 넣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의 결승골은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의 오른발 슈팅에서 나왔다. 0-0으로 비기고 있던 상황에서 김영권은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흘러나온 공을 슈팅으로 연결해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주심을 맡은 마크 가이거 심판은 김영권의 골에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렸으나 VAR(비디오판독) 끝에 판정을 번복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손흥민과 구자철을 투톱으로 내세운 4-4-2 대형으로 토니 크로스, 메주트 외질이 나선 ‘디펜딩 챔피언’ 독일(세계랭킹 1위)에 맞섰다. 후반 추가시간이 주어지기 전까지 양팀은 치열한 공격과 수비를 펼치며 경기는 0-0 무승부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전반 한국이 독일에 볼 점유율에선 크게 뒤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국도 몇 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18분 정우영이 프리킥 기회를 얻어 직접 슈팅에 나섰으나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막아냈고, 노이어로부터 튕겨나온 공을 손흥민이 다시 한 번 노렸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 25분 이용의 오른쪽 크로스를 손흥민이 받아 슈팅을 날렸지만 독일의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후반 역시 한국과 독일이 엎치락뒤치락했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김영권은 후반 막판까지 모든 체력을 경기에 쏟아 부었다. 독일 역시 마리오 고메스, 율리안 브란트, 토마스 뮐러 등 공격수들을 투입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이들의 슛은 번번이 김영권의 수비에 막혔다.

경기 직후 김영권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해줘 고맙다“며 ”(이번 월드컵을 위해) 준비 많이 했고, 고생한 만큼 결과를 가져오게 돼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4년 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그 힘듦이 조금이나마 나아져 다행이고,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김영권은 이번 월드컵에 나서기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 김영권은 지난해 8월 이란과 홈경기를 끝낸 뒤 인터뷰에서 “관중 소음 때문에 (선수들과의) 소통이 어려웠다”고 말해 한국 축구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에 시달렸다.

김영권과 관련한 기사마다 많은 수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이후 김영권은 언론과의 접촉 횟수를 줄이고, 주장 완장을 내려놓기도 했다. 무거운 부담감을 안고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김영권은 앞선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열심히 뛰어 팬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렸다. 마침내 김영권은 3차전 독일전에서 승전골을 터뜨리며 마음의 짐을 씻어내렸다.

한편 같은 시간 열린 F조 다른 경기에서 스웨덴이 3-0으로 멕시코를 꺾으며 한국의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었고 후반 추가시간 2골이나 터뜨렸다.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꺾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