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벤처펀드가 기업공개(IPO)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 판매액은 5월 말 2조77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29% 가까이 늘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올해 4월 5일 출시돼 9영업일 만에 판매액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요즘에는 자금 유입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지만, 세제 혜택을 주는 상품 가운데 인기가 가장 좋다. 국내 87개 자산운용사는 지금까지 203개에 달하는 코스닥 벤처펀드를 내놓았다.
이런 인기는 공모주 우선배정 덕분이다. 정부는 코스닥에 50% 이상 투자하는 코스닥 벤처펀드에 공모주 물량 가운데 30%를 우선적으로 배정한다.
이는 공모주 청약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IPO에 나선 21개사 가운데 약 43%에 해당하는 9곳은 공모가를 희망가 범위보다 높게 책정하기도 했다. 희망가를 밑돈 업체도 전체에서 10%가량밖에 안 됐다.
코스닥 벤처펀드를 내놓은 4월 이후에는 이런 추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6개사 가운데 약 83%에 해당하는 5곳이 희망가보다 높은 공모가를 받았다. 해당종목은 제노레이와 세종메디칼, 현대사료, 파워넷, 이원다이애그노믹스다.
현대사료는 올해 상반기 최고 청약경쟁률(1690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09년 어보브반도체(2423대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청약경쟁률이 1000대1을 넘어선 업체도 현대사료를 포함해 5곳에 달했다. 링크제니시스(1184대1)와 파워넷(1144대1), 린드먼아시아(1039대1), 제노레이(1028대1)가 여기에 해당한다.
코스닥 벤처펀드에 부여한 벤처기업 신주 투자의무가 공모주 청약경쟁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이 과열되면 기업가치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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