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운영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삼성생명공익재단(공익법인을 통한 지배력 유지) △정석인하학원(계열사 우회지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지배력 유지 및 계열사 지원에 이용) △현대차정몽구재단(규제 회피 수단으로 이용) 등이 주요 의심사례로 손꼽힌다.
이날 공정위 및 업계 등에 따르면 공익법인을 통한 지배력 유지 사례로 대기업집단 삼성그룹의 총수 2세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삼성생명공익재단은 계열사 간 합병으로 인해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지분을 공익법인 재산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계열사 우회지원과 관련, 대기업집단 한진그룹의 총수인 조양호 회장이 이사장인 정석인하학원은 다수 계열사로부터 45억 원의 현금을 증여받은 뒤 계열사 대한항공의 유상증자52억 원에 참여했다.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5년 간 배당 내역이 없는 회사로 전해진다.
규제 회피 수단으로 이용한 사례로, 대기업집단 현대차그룹의 총수 정몽구 회장은 2014년 2월 사익편취규제 시행 이후 '총수일가 지분이 많으면서(2014년 기준 80.0%, 43.4%) 내부거래 비중도 높은(2014년 기준 45.7%, 24.7%)'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에 대한 본인 소유 지분 일부를 소속 공익법인 현대차정몽구재단에 출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하면서 총수일가 지분율을 29.9%로 감소시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던 것으로 알려진다.
공정위는 당장 이들 주요 4개 공익법인에 대해서 별도의 조사는 벌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이후 제도 개선 등 절차가 이뤄진 뒤 이행 정도에 따라 이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에 대한 조사가 우선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당장 조사 계획이 없다지만, 김상조 위원장의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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