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대기업‧대재산가를 중심으로 역외탈세‧부동산‧변칙적 증여 같이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칼을 뺐다.
한승희호(號) 2년차 시작이 핵심보직인 고위공무원단 인사와 맞물리면서 향후 국세청 개혁과 ‘반사회적 탈세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는 데 추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앓던 이’ 뽑은 국세청…50년 침묵하던 세무조사의 자기반성‧변화
이를 처음으로 되돌아본 게 한승희 국세청장이다. 국세행정개혁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과거 논란이 된 세무조사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사례가 5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중에는 태광실업과 촛불시위에 참여한 연예인 소속 기획사 등이 포함됐다.
비정기 세무조사 감시 강화를 위해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 비정기(특별)세무조사 현황을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납세자보호위원회 견제‧감독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교차세무조사(관할 지역 외 지방청이 담당하는 세무조사)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 절차‧범위를 명시했다. ‘교차세무조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세부내용을 직접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금 없는 부의 이전’에는 엄정하게 대응했다. 지금도 대기업‧대재산가 등의 변칙적 증여부터 역외탈세를 촘촘하게 살펴보고 있다. 부동산을 통한 각계각층의 변칙증여도 추려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청장 등 핵심 1급 인사 눈앞…국세청 동력 재충전
한승희 청장 2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국세청 내부 조직 재설계가 예고됐다. 지난달 29일 서대원 국세청 차장, 김희철 서울지방국세청장, 김한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명예퇴직하면서 고위공무원단 가급(1급) 4곳의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이어질 본‧지방청 국장급과 세무서장까지 연쇄적인 인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년에 두 번(6월‧12월)인 통상적인 정기인사로 보기에는 ‘청장 2년차-혁신 체감-J노믹스 뒷받침’이라는 과제가 겹쳐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국세청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과의 공조로 일감몰아주기나 차명재산 운용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하고,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검찰‧관세청‧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금융정보분석원(FIU) 등 관계기관 합동 ‘해외범죄수익환수 합동조사단’ 활동도 하고 있다.
이에 당장 고공단 가급 4자리(차장‧서울청장‧중부청장‧부산청장)에 누가 앉게 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1급 승진 후보로는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68년‧경기 화성‧행시 35회) △김형환 국세청 개인납세국장(63년‧전남 해남‧세무대학 2기) △유재철 국세청 법인납세국장(66년‧경남 산청‧행시 36회) △이은항 광주지방국세청장(66년‧전남 순천‧행시 35회) 등이 거론된다.
‘맏형’ 서울청장에는 김현준 조사국장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본청 조사국장은 이후 서울청장으로 이동하는 선례가 많다. 특히 한승희 청장은 물론 이현동‧한상률 전 청장은 ‘조사국장-서울청장-국세청장’으로 이어졌다.
부산청장에는 유재철 국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중부청장은 김형환 국장과 이은항 광주청장이 경합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김형환 국장은 비고시 안배 차원에서 가능성이 높고, 전남 출신 이은항 광주청장은 부산청장으로 옮기기 힘들어 이번 인사에서 중부청장으로 가지 못하면 다소 애매해질 수 있다.
현재 1급 중 유일하게 자리에 앉아 있는 김용준 중부청장(64년‧부산‧행시 36회)은 국세청 차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나이와 비고시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김형환 국장이 차장으로 △김용준 중부청장이 부산으로 △이은항 광주청장이 중부청장으로 옮길 수 있다는 추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유재철 국장은 직전에 부산청 조사1국장을 거쳐 서울청 조사4국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조사국장 후보에 올리기도 한다. 같은 행시 36회에는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67년‧충북 중원‧행시 36회), 김대지 서울청 조사1국장(66년‧부산‧행시36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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