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인 만큼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하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가 지난달 열렸던 포스코 이사회 직후 밝힌 소감이다. 백년대계를 위해선 본원인 철강 외에 다른 부문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 포스코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라고 짚었다.
◆최정우 회장 내정자, 군살빼고 돈 되는 사업 키운다
포스코 이사회 한 관계자는 "줄곧 재무, 기획 등 부문에서 일해 온 최 내정자는 비철강부문 강화 등 포스코의 변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통찰력을 가지고 그룹을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는 얘기다.
실제 포스코 역대 회장들의 경우 대부분이 서울대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본원인 철강 부문에만 강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반면 최 내정자는 2015년 포스코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장(사장)을 맡을 당시 고강도 경영쇄신에 들어가 포뉴텍, 포스코LED 등 비핵심계열사 등을 매각했고, 국내 및 해외 계열사를 각각 71개에서 38개, 181개에서 124개로 줄인 바 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단순히 금융권에 있었던 CFO 출신들과 달리 최 내정자는 신입사원으로 포스코에 입사해 30여년간 몸담은 분"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룹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금융 논리를 바탕으로 버릴 것은 버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최 내정자는 포스코그룹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군살은 빼고 돈이 되는 사업에 주력한다는 얘기다.
최 내정자를 이사회에 추천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 한 관계자는 "창사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그룹이 향후 50년을 내다보기 위해선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최 내정자는 비대해진 포스코를 역주하게 할 역량이 있고,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소재·바이오 등 신사업에 주력
포스코켐텍을 이끌고 있는 최 내정자는 경북 포항에 위치한 포스코켐텍 본사와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를 오가며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포스코 관계자는 "이달 2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최 내정자는 이른바 '경영 인수위원회'를 가동하고, 소재·바이오 등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포스코가 세운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4월 권오준 회장은 '창립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100주년이 되는 2068년에 연결 매출 500조원, 영업이익 7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주력인 철강 외에 소재, 바이오, 인프라 사업 등을 키우겠다고 했다.
최 내정자는 그룹 내 누구보다 소재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수장으로 있는 포스코켐텍의 경우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4대 소재가 들어가는 리튬 2차전지에서 핵심인 음극재를 생산한다.
소재 사업 육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실제 포스코켐텍은 올해 들어 음극재 생산라인(8, 9호기) 증설과 2공장 추가 신설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리튬함유 염수와 광석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해외 사업 개발을 물색하고 있다.
이밖에 최 내정자는 전임자인 권 회장이 추진했던 철강, 에너지, 건설, 화공 등 그룹 계열사 사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는 스마트화도 앞당길 것으로 관측된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상황에서 그룹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내부에서 전략가이자 강한 추진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며 "포스코그룹의 투자사업을 성공적으로 구조조정하고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했던 만큼, 향후 그룹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 및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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