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론' 현실화되나... 안팎 악재에 '적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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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8-07-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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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ㆍ디스플레이ㆍ반도체 등 중국 기업 추격... 국내선 삼성 때리기 심화

  • 이재용 부회장 국내경영 복귀 못해... 전자 영업익 7분기 만에 하락세

대내외적인 악재에 ‘삼성 위기론’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주력 부문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에 대한 중국의 추격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검찰 수사 등 각종 이슈로 인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여기에 전면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부담감으로 인해 국내 경영에는 아직까지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적 등 곳곳에서 ‘적색등’이 켜지는 분위기다.

◆ 스마트폰·디스플레이·반도체 中 공세 거세
1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10대 업체 중 중국 업체는 무려 7개에 달한다. 삼성(1위), 애플(2위)과 LG(7위) 외에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모두 중국 기업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7개사의 합계 출하량은 1억2800만대에 달해 삼성·애플·LG의 합계 출하량(1억4200만대)에 육박한다.

삼성과 LG가 우위를 점하고 있던 디스플레이 부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실제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은 최근 중국 BOE에 1위(수량 기준) 자리를 내줬다. 중국 업체들은 LCD뿐만 아니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국내 업체가 주목하는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부문도 안전한 상황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금을 퍼붓고 있으며, 올해 말을 기준으로 본격 생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약 15%에 불과한 반도체 자급률을 2020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 도 넘은 ‘삼성 때리기’에 혁신 동력 분산
삼성의 주요 경영진도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각 사업부별로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전략과 중국의 추격에 대한 대응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상황의 돌파를 위해 전 계열사가 힘을 모아야 하지만 도 넘은 ‘삼성 때리기’로 인해 혁신 동력이 분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삼성 계열사들은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등으로부터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이 조사를 받고 있는 사안들은 앞서 무혐의 처리된 게 대부분”이라며 “일각에서 삼성에만 지나치게 높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전했다.

검찰이 삼성전자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벌이는 노동조합 와해 사건 수사가 대표적인 예다. 수사가 본격화된 뒤 최근 4개월여 동안 총 아홉 명에 대해 열한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실제 구속된 사례는 지금까지 한 명뿐이다. 이 사건으로 삼성전자가 압수수색을 받은 횟수만 네 차례다. 이 의혹은 3년 전 검찰이 수사해 대부분 무혐의 처리했던 사안이다.

◆ 승승장구하던 삼성, 7분기 만에 하락세
이 같은 악재는 실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컨센서스(실적 평균치)는 매출 60조5453억원, 영업이익 15조37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02%, 1.7% 줄어든 수치다.

한국투자증권과 동부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밑돌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이 직전 분기보다 감소한 것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겪은 2016년 3분기가 마지막이었다.

특히 스마트폰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상반기 전략 제품인 ‘갤럭시S9 시리즈(S9, S9+)’를 포함한 스마트폰 판매량이 7000만대 수준으로, 전 분기보다 1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점쳤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OLED와 LCD 수요 축소와 중국발 LCD 공급과잉으로 패널 가격이 급락하며,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300억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에는 D램 사업 호조 덕에 영업이익이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약 75%를 차지하며 실적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핵심 품목이기 때문에 우려가 더욱 크다.

재계 관계자는 "주력 분야에서 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삼성은 미래먹거리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선제적인 대처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내에서도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닌 건전한 비판으로 삼성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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