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는 지난달 29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자연)에 항의 방문해 최근 지자연에서 발간한 지진책자의 내용 중 명확한 근거 없이 강진발생을 언급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적극적인 해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1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 발간한 ‘일반인을 위한 한반도 동남권 지진’ 책자에는 포항, 경주 등 한반도 동남권에 규모 6.0이상의 중대형 지진이 발생가능하며, 천부지진(깊이 5km내)에 의한 대규모 인적, 물적 피해 발생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김종식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은 항의방문을 통해 학술적 명확한 근거가 없음에도 지진발생이 가능하다는 상투적인 문구가 사용된 경위를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지진 발생과 지열발전소의 원인 규명을 위해 정부조사단이 구성돼 운영에 돌입했고 포항시의 자체 공동연구단 및 법률자문단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시점에 이러한 책자 발간은 오해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11·15 지진 이후 관광객 급감, 경기침체 등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금에 지진 불안감을 더욱 부채질하는 책자발간에 대해 심히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아직도 흥해실내체육관에는 이재민 200여명이 대피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5월 지열발전소가 이번 지진을 유발했다는 논문이 사이언스지에 실리면서 지진에 대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이때에 무책임한 책자 발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신적, 경제적으로 극심한 지진피해를 겪고 있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자연 차원의 주민설명회 개최와 해명 보도 등을 통해 책임성 있는 행동을 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지자연 기원서 원장 직무대행 및 관계자는 “앞으로 지진 관련 자료 발표 시 신중을 기하고, 동남권 지반조사 등 지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필요시 시민 대상으로 설명회 및 포럼 등을 개최해 지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유발했다는 학계와 시민의 의견에 대해 정부는 국내외 전문가로 정부조사단을 구성해 지난 3월부터 운영 중이며, 시는 이와 별도로 지역의 대학교수, 법률전문가, 시민대표로 구성된 지진지열발전 공동연구단과 법률자문단을 구성해 지열발전에 대한 연구와 법적 대응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열발전과 관련해 한 점의 의구심도 남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시의 추진 의지이며, 공동연구단은 최근 스위스 바젤과 독일 란다우를 방문해 지열발전소의 실태와 폐쇄현장을 확인하고 법적대응 방안에 대해 조사하고 돌아왔다.
김종식 포항시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은 “국책 연구기관인 지자연의 발표는 신중하고 명확한 근거가 전제돼야 하며, 지열발전소와 관련된 여러 의구심을 선제적으로 풀어야 할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안전한 도시 건설을 위한 지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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