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장관 "가을 남ㆍ북 정상회담서 평화·번영 본격 추진하게 할 것"

대북제재 해제로 남·북 경제협력 여건조성 기대감 커져

통일농구대회 남측 방북단 단장 자격으로 평양방문…현안 논의될 듯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계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일 "가을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단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4·27 정상회담 합의대로, 가을에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또 "남북관계가 지속가능한 제도화 단계로 들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가을 정상회담을 진행한다는 식의 포괄적인 방향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의 이날 발언은 가을쯤 대북제재가 해제돼, 남북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한반도 번영'의 핵심이 '남북경협'이라면서도 "(가을쯤) 경협을 추진할 정도로, 국면이 전환될 것인지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당국자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단계로 가겠다는 게 목표이긴 하지만, 경협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공조하면서 진행돼야 한다. 또 국제사회는 비핵화가 이뤄져야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게 현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열린 철도·도로협력 남북 분과회담 등을 언급하며 "경협을 이행할 단계가 왔을 때, 시간적 간격을 최대한 좁혀 바로 착수할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개혁·개방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종결하고 경제 총력 노선을 채택한 이후 실질적인 경제 발전과 변화,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개혁·개방이라는 표현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북한은 북한식의 개혁·개방을 할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은 과거보다 확고하며 강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은 3~6일 통일농구대회 남측 방북단 단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남측 방북단 단장 자격이긴 하지만, 북·미 고위급 접촉이 다시 시작된 현 시점에서 통일부 장관의 방북이 남북 고위급 접촉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조 장관이) 방북하면 다양한 계기로 북측 인사를 만나고, 만남을 계기로 남북 간 여러 현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농구경기만 하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평양을 다녀온 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며 "(장관이) 건물뿐 아니라 분위기, 평양 주민의 여러 가지를 직접 체험하는 것은 남북 문제를 다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의 평양 방문은 청와대 안보비서관이던 2007년 12월 남북 국방장관회담 수행원으로 방북한 후, 10년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