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도 기업도 '빚더미'

은행 대출 연체율 2개월째 증가

[자료= 금융감독원 제공]

기업과 가계 모두 은행에서 빌린 돈을 제 때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후 이자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기업뿐 아니라 가계도 빚더미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은 0.62%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신규연체 발생액이 연체채권 정리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가계와 기업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8%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9%로 전월과 같았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0.50%로 같은 기간 0.04%포인트 올랐다. 정부가 주택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쉬운 신용대출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과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05%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연체율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은행에서 돈을 빌린 차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상환액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연체율은 금리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저금리 기조에서 하향세를 보이던 연체율이 지난해 12월 0.36%를 저점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시점과 맞아떨어진다. 

이처럼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원리금 상환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올해 1분기 가계부채 총액은 1468조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1500조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자 이주열 한은 총재도 "가계부채는 여러 대책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 규모를 보이고 있다"며 "시차를 두고서라도 증가 규모를 소득 증가 추세 정도로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