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에서 세운상가를 끼고 청계천까지 이어지는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옛 도시환경정비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세운상가와 종로4가 네거리, 청계4가 네거리를 4개축으로 복합단지가 조성되고 종묘에서 남산까지 녹지축을 조성하는 '다시 걷는 세운(보행 재생)'이 마련된다. 세운 4구역 3만2223㎡ 부지에는 2023년까지 최대 18층 높이 건물 9개동, 총 연면적 30만㎡의 복합시설 건축물이 들어선다.
4일 서울 종로구는 이같은 내용의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한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지난달 29일 고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국제현상설계 공모에 이어 건축 심의,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및 문화재심의 등의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사업시행 인가까지 끝냈다.
세운4구역 복합단지에는 호텔 2개동 359실, 업무시설 5개동, 오피스텔 2개동이 들어서는데 저층부인 지하1층부터 지상3층까지는 판매시설이 자리한다.
1층 판매시설에는 가로변 상점 배치를 추진하고 2, 3층과 7층은 공중 가로로 각 건물을 상호간 연결한다. 또 2층 판매시설은 세운상가 보행데크를 세우고 7층 공중가로는 세운상가 옥상과 브릿지로 연결, 상권 활성화를 돕는다.
사업 시행자인 SH공사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담부서인 '세운사업부'를 '세운사업단'으로 격상하고 인력도 늘렸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 및 문화재 조사를 실시하고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한다.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은 2004년 1월 세운4구역이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고 36층, 높이 122.3m의 복합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안이 2009년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고 이곳에서 장사하던 상인들이 이주까지 했으나 문화재청 심의에 제동이 걸렸다.
문화재청은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앞에 고층빌딩을 지으면 안 된다며 심의를 반려했다. 건물높이는 2014년 수차례 심의를 거쳐 72m까지 낮아졌다.
세운4구역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종로구와 서울시가 함께 진행하는 '다시·세운프로젝트' 또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시세운프로젝트는 세운상가 일대를 제조업 기반의 4차 산업혁명 거점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사업이다.
2014년 3월부터 시작한 다시·세운 프로젝트 1단계 사업은 총 535억원을 투입해 2017년 세운상가를 리모델링해 제조업 창업기지로 탈바꿈시켰다.
이어 올해 초 프로제트 2단계 사업으로 크고 작은 인쇄업체 3000여 개가 몰려 있는 세운상가 주변의 중구 인현동 인쇄업계를 부활시킬 계획을 발표했다.
프로젝트 2단계에 따르면 이 일대 30만m²의 인쇄특정개발진흥지구에 지하 6층, 지상 12층, 연면적 1만4290m² 규모의 '인쇄 스마트 앵커'를 짓는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0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세운4구역 일대는 지리적·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관광명소이며, 이번 재개발 사업으로 광화문과 동대문 등을 잇고 주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과거 전자산업 중심지였던 세운상가 일대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창의제조산업 메카로 변모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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