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강점인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을 앞세워 그동안 주춤했던 수익성을 개선하고 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에 파생상품 관련 충당금전입액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고 일부 비용이 환입하는 등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하지만 2015년 1분기 376억원, 2016년 1분기 291억원의 실적과 비교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가고 있다.
SC제일은행은 구조조정으로 외형이 축소되고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2014년, 2015년 잇따라 적자를 기록했으나 이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지난해 당기순이익(2770억원)이 전년 대비 21.9%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소매금융 부문 수익기반이 안정된 데다가 기존의 기업금융 비즈니스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적은 여전히 아쉬운 모습이다. 국내 대표 외국계 은행 중 하나이지만 순이익은 지방은행에 못 미치고 있다. 올 1분기 BNK금융그룹은 207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했고 DGB금융그룹은 918억원을 기록했다. 막내 격인 JB금융그룹도 881억원으로 SC제일은행을 앞섰다.
이에 SC제일은행은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전세계 6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만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비즈니스 부문을 지속적으로 특화해나갈 계획이다. WM과 기업금융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역량을 활용해 전세계 현지 투자전문가들로부터 글로벌 투자전략을 제공받아 국내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WM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한국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안내하고 지원하는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다.
지난달 14일 나이스신용평가가 SC제일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AA'로 상향조정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C제일은행은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은행채 조달금리 하락, 해외 IB(Invest Bank) 업무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이 확대되면서 수익 개선의 여지도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이 모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국내 영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그동안 기업금융에 비해 소매금융이 다소 부진했는데 이 역시 개선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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