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직접 살펴보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소통 행보에 나섰다.
3일 오후 3시 30분경, 유 장관이 정부과천청사 과기정통부 7층 사무실에 깜짝 방문했다. 전날 과기정통부 인트라넷 내 익명 게시판에 한 직원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는데 중앙에서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너무 힘들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다.
유 장관은 외부 일정을 소화한 후 5층 장관실로 들어가기 전에 실태 확인 차 사무실을 찾았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장관의 등장에 직원들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유 장관이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익 모씨(익명의 게시자)를 찾기 위해 왔다”고 농담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 사무실 통로를 오가며 직원들에게 “많이 덥냐”고 일일이 물었다.
과기정통부의 냉방은 중앙 제어 방식으로, 행정안전부 소속 청사관리소가 ‘하절기 냉방 운영계획’에 따라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정부청사의 냉방 기준온도는 실내온도 평균 26℃ 이상이다. 26℃는 6월 초여름의 낮 최고기온 수준으로, 덥다고 느껴지는 온도다. 문제는 많은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다. 흐린 날씨로 실내 온도가 크게 오르지 않아 청사관리소에서 에어컨 가동을 중단한다. 그러나 사무실에 가득한 꿉꿉함은 체감 더위를 높인다.
장관의 물음에 다수의 직원이 침묵하고 있을 때 한 여직원이 “비가 내리는 날이 가장 힘들다”라며 “중앙에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아무리 요청해도 들어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내 공기가 뜨거워 선풍기를 틀어도 소용없다”라며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장관에게 간청했다.
유심히 듣고 있던 유 장관은 “행안부 장관에게 얘기를 해보겠다”고 답하고, 유유히 5층으로 걸어 내려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유 장관이 기습 방문은 종종 있는 일”이라며 “평소에도 직원들의 의견을 격의 없이 잘 들어주고 관심을 기울이기로 유명하다”고 귀띔했다.
현장 소통은 유 장관이 지난해 7월 취임 초부터 과기정통부의 조직 문화,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강조한 부분이다. 그는 지난 1년간 통신비 인하와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이동통신 3사 대표들을 세 차례나 만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고서 작성‧행사 의전 간소화 등을 추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