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대위원장 '구인난' 심각…하마평만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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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해 기자
입력 2018-07-0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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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회창·이정미·최장집 잇달아 고사

  • 당 내부선 "웃기는 코미디" 쓴소리

  • 안상수 "대안될 만한 분들 꽤 있어"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오른쪽)과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당 혁신을 책임질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작업에 착수했지만,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대부분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면서 '구인난'을 겪고 있다.

당 안팎에선 비대위를 구성하는 준비위가 '새로운 얼굴'에 집중한 나머지 한국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일부 인사까지 후보군으로 띄우는 등 인선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4일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천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본인 이름은 거론이 안 되면 좋겠다고 해서 추천 리스트엔 올라와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와 함께 후보군에 올랐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도 이미 언론을 통해 "제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농담 같은 소리"라며 비대위원장직 고사의 뜻을 밝힌 상태다.

이 밖에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와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거론된다. 여기에 박관용·김형오·정의화 등 전직 국회의장단뿐만 아니라 이국종 아주대 교수와 도올 김용옥 교수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가운데 김병준 교수를 제외하면 모두 언론이나 측근을 통해 비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준비위가 제대로 된 고민이나 당사자들과 사전 협의 없이 후보군을 흘렸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소속 한 초선 의원은 "웃기는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며 "준비위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후보군을 추렸는지 알 수 없다. 언론에서 '이정미' 단어를 보고는 전 헌법재판관이 아니라 정의당 대표를 떠올렸다.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준비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허남진 한라대 교수는 "진행과정에서 이런 명단이 외부에 유출될 경우, 희화화되니까 흘리지 말라고 했는데 언론에 보도됐다"며 "참신하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여기저기서 항의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을 쇄신하기 위한 다양한 시각을 집합시키고 선택이 이뤄져야 하는데, 국민의 관심을 촉발하고 희화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쇄신과 변화를 위한 몸부림의 일환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당은 언론에 거론되는 후보군은 당 안팎에서 추천한 인물을 정리한 명단일 뿐 정식 후보 리스트는 아니기 때문에 '구인난'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안 위원장은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 등에게 추천받아 취합된 게 40여 명"이라며 "최종 후보군으로 결정이 안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당사자에게 큰 실례가 되기 때문에 저는 아직 한 분도 개별적으로 접촉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에 거론된 분 중에는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에서 약간 특별한 분들"이라며 "지금 발표되지 않은 분 중에 상당히 좋은 대안이 될 만한 분들이 꽤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준비위는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비대위원장과 위원을 추천하는 대국민 공모를 진행한다.

당 홈페이지를 통해 경제, 외교·안보, 노동, 복지, 청년, 교육, 학부모, 여성, 언론 등 분야별로 인사를 추천하는 식이다.

준비위는 주말까지 후보군을 5~6명으로 압축하고 다음 주 중 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비대위원장 임명 의결권을 가진 당 전국위원회는 오는 17일 전후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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