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4대강 물그릇(수자원 확보량)을 8억t으로 늘리고, 낙동강 최소수심을 6m로 하라"고 지시하는 등 관련 부처의 의견을 묵살한 채 수시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수자원 확보를 위한 4대강 보(洑)의 대규모 설치도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4대강 사업은 한강과 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개 주요 하천의 수자원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대형 토목 사업이다.
이 전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한반도 대운하'를 내세웠다. 그러나 취임 이후 야당과 환경·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2008년 6월 대운하 사업을 중단시키고 그해 12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대통령의 지시 근거도 모른 채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환경부도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하면 조류농도가 증가할 것이란 예측결과가 나왔음에도 "조류와 관련된 표현을 삼가 달라"는 대통령실 요청 등에 따라, 이를 공론화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당초 2012년까지 완료하기로 한 4대강 사업을 1년 앞당기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환경영향평가 등도 졸속으로 진행했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드는 재원은 대통령실 주도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가 8조원의 채권을 발행해 자체사업으로 추진하도록 확정됐는데, 수공은 4조원의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감사원은 또 서울대산학협력단의 분석 결과 향후 50년간(2013년 기준) 4대강 사업의 총비용은 31조여원인 반면, 총 편익은 6조6000억원에 불과해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이 0.21인 것으로 나타났다. B/C 비율이 1.0을 넘어야 사업 경제성이 있다.
아울러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등 4대강 유역의 유량이 감소해 조류가 발생하는 등 수질 오염도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전 대통령에게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지시를 내린 배경에 대한 설명 및 협조를 요청을 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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