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原乳)가격 협상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년 만에 원유 가격이 오를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우유를 사용하는 치즈나 요거트 등 유제품부터 커피 가격까지 연쇄 상승할 수 있어서다.
5일 낙농진흥회와 유업계에 따르면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이하 위원회)’ 회의가 다음 주 중 열릴 예정이다.
위원회는 지난달에도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생산자와 제조업체 간 입장차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낙농육우협회는 원유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빙그레, 동원F&B 등이 속한 유가공협회는 우유 소비감소를 근거로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어찌됐건 이달 안에는 결론이 날 예정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통계청 우유생산비 지표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8월 낙농가로부터 유가공업체가 사들이는 원유 기본가격을 정하는 제도다.
원유가격연동제 시행 이후 실제 원유 가격이 오른 것은 2013년뿐이다. 당시 원유 가격은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06원 인상됐다. 흰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유와 치즈 가격도 올랐다. 매일유업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폴바셋’도 2013년 10월 한 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우윳값 인상 이듬해인 2014년 7월, 5년 만에 카페 라떼와 커피 프라푸치노 등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의 가격을 올렸다.
2014년, 2015년에는 원유가격이 동결됐다. 2016년에는 18원 인하했지만, 서울우유 한 곳만 흰우유 1ℓ제품 가격을 2600원에서 2560원으로 내렸을 뿐, 다른 업체들은 가격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요인과 맞물려 올해는 원유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 자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가격을 올리면 그동안의 손실을 어느 정도 보전은 하겠지만 이익을 볼 정도는 아니다”며 “아직 협상 중이라 결과를 단정짓기는 어렵다. 인상폭에 따라 판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커피전문점 파스쿠치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우유는 빵에 투입되는 많은 원료 중의 일부로서 가격 변동이 있다 하더라 지금 당장 빵값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매장에서 판매하는 라떼와 같은 음료에는 우유가 들어가는데, 가맹점주 재량으로 우유를 사다 쓰기 때문에 본사에서 가격 인상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당장 우윳값이 오른다고 해도 제품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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