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인도 국빈방문 기간인 오는 9일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고 청와대가 5일 밝혔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삼성그룹과 관련한 일정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준공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문 대통령과의 조우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도 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포함됐지만,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은 인도 순방 행사가 아니라 개별 기업 행사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 참석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공장은 삼성전자가 6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만드는 인도 최대의 핸드폰 공장"이라며 "지금 인도 내 핸드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이지만, 중국계 기업들과 시장점유율 1%를 두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장 증설로 현재 월 500만대 수준인 휴대전화 생산량이 1000만대로, 냉장고 생산량은 월 10만대에서 2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 현대차가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대통령이 직접 충칭공장을 방문해 격려한 적도 있다"며 "이런 흐름에서 이번 (순방에서도) 경제와 기업이 매우 큰 이슈"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 세계 국가 중 인도시장을 제일 먼저 개척해 성공한 국가가 한국이다. 자동차 시장은 현대, 전자시장은 삼성과 엘지가 개척해 세계적 성공사례로 회자됐다"며 "그러나 우리 기업과 국민이 중요성을 망각하는 사이 중국과 일본이 엄청난 투자와 물량공세를 해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이 잃어버린 시장을 회복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방문해 격려해왔다.
지난 해 12월 중국 순방 때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안내로 충칭 현대차 공장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했고, 올 4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을 때는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해 우리 기업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양대노총 위원장을 만났을 때 마힌드라 그룹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문제 해결과 관련해 논의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양국 핵심 기업인들이 모인 한·인도 CEO 라운드 테이블에 마힌드라 회장도 참석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조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미팅이 예정돼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인도 방문에서 힌두교 앗샤르담 사원 방문,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 간디 추모공원 헌화, 동포 간담회, 한인도 당국기관 양해각서 교환식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싱가포르로 이동해서는 리센룽 총리와의 회담 및 양국 기관 MOU 서명식 참석, 한·싱가포르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 등에 참석한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가 외국 정상을 위해 배양한 난초에 외국 정상의 이름을 붙이는 '난초 명명식'에도 참석하는데, 한국 대통령이 난초 명명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사회 여론주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아세안 미래지향적 협력 및 신남방정책에 대한 강연도 할 계획이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데 있어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나라"라며 "상호보완적이고 호혜적인 협력구조를 활용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두 나라는 문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협력 파트너 국가들"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남아시아 진출 교두보 강화에도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