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전면전이 임박했다. 관세폭탄 부과를 코앞에 두고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의 괴상한 강요에 물러서지 않겠다"며 끝까지 미국을 거세게 비판했다. 어차피 벌어질 전쟁이라면 맞대응하겠다는 전의도 다시 다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6일 사평을 통해 "초강대국 미국의 무역 적자론은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괴상한 소리"라며 "더 가지려는 미국의 탐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정대로 오는 6일(현지시간) 340억 달러규모의 818개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 전면전이 임박했다. 중국은 대두 등 34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25% 맞불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인민일보는 "미국이 무역에 있어 불공정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무역적자론'으로 무역전쟁에 시동을 걸었다"면서 "경제는 물론 종합실력 세계 최강의 선진국이 자신이 국제무역에서 크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 괴상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있지도 않은 문제를 있는 것처럼 만들고 이를 이유로 다른 나라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강제적 수단을 동원해 복종케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면서 "이는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제멋대로 보호주의의 몽둥이를 휘두르면 세계의 안녕을 해칠 뿐 아니리 미국도 결국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무역·금융시스템 등 다방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선발주자의 우위를 제대로 누려왔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지난해 상품무역액은 3조8900억 달러, 서비스무역액은 1조3100억 달러로 각각 세계 2위와 1위에 올랐고 달러화의 세계 외환보유액 비중이 62%에 달한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뿐 아니라 세계 최강의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막대한 독점이익을 누리고 있고 다수의 미국 기업이 세계 산업사슬의 고부가가치 영역을 장악해 '경제 세계화' 보너스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많은 것을 가진 미국이 '적자론'을 들먹이는 것은 미국의 탐욕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전날 "중국은 (무역전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목소리를 냈던 환구시보는 무역전쟁이 '하이테크' 분야로 번지는 분위기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무역전쟁은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 외에 '중국제조 2025'와 관련해 불거진 것으로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경계하고 있다는 게 중국 측의 주장이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를 제재하더니 최근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거부했다. 중국은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중국 내 D램 등 생산·판매를 중단해 대응했다. 중국은 '자체기술' 확보와 '혁신'을 강조하며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거듭 천명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6일 사평을 통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시작한 진짜 목적은 중국의 '과학기술 굴기'를 막기 위함이라는 주장이 있다"며 "관세부과 품목에 우주항공, 통신, 인공지능(AI) 등이 포함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우주항공과 AI 등 하이테크 산업 발전은 중화민족의 권리라고 지적하고 중국이 일부 하이테크 분야에서 추격의 성과를 얻었다고 이를 모두 '훔쳐온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미국이 인류 과학기술 진보에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그래봐야 최근 수세기간의 일일 뿐"이라며 "수천년 인류문명의 역사에서 중국은 인류 기술발전에 막대한 기여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경고도 남겼다. 환구시보는 "무역전쟁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이를 통해 경쟁 상대를 억제하겠다는 건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라며 "이는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야심"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는 마치 제방 하나를 세워 거대한 강의 흐름을 막으려는 것과 다름없다"며 "만약 트럼프 정부가 진정으로 이러한 '미친 생각'을 하고 있다면 결국 역사의 웃음거리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