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이 사상 최대 규모로 무역전쟁에 들어갔다. 어닝시즌이 기대치를 밑도는 삼성전자 실적발표로 시작됐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8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주간 코스피 예상범위 상단은 2300선 안팎이다. 상승여력이 30포인트 내외에 불과하다는 얘기로, 눈치보기 장세를 점치고 있는 것이다.
◆상승재료 부재에 눈치보기 장세
단기적으로는 코스피를 끌어올릴 재료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코스피는 6일까지 한 주 만에 2326.13에서 2272.87로 2.29%(53.26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코스피는 마지막 거래일인 6일 0.68%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도 각각 0.49%와 1.12% 뛰었다. 미·중이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개시했지만,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6일까지 한 주 만에 코스피에서 각각 1584억원과 240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만 2533억원어치를 샀다. 외국인은 주 초반만 해도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잦아들지 않자 결국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은 6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즉각 보복관세로 맞섰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라며 "미국이 중간선거를 치르는 11월까지는 불확실성이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리처드 그레넬 주독일 미국대사가 관세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며 "무역분쟁이 완화되면 시장도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어닝시즌 옥석 가리기 눈여겨봐야
2분기 어닝시즌도 힘차게 출발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가 6일 내놓은 2분기 매출 잠정치는 58조원으로 1년 전보다 4.9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9% 증가했지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해 1분기(15조6420억원)에 비하면 5.37% 줄었다. 분기마다 이어져온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이 멈춘 것이다. 이번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15조2704억원)에도 못 미쳤다.
전체 상장법인에 대한 실적 예상치도 낮아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속한 주요 상장법인 205곳이 2분기에 올린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는 현재 각각 449조7574억원, 47조7243억원이다. 약 3개월 전에 비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가 각각 1.9%, 4.3% 줄어들었다.
다행히 3분기 이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영업이익 17조18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17조3404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는 에프앤가이드에서 내놓은 것이다.
당분간 눈높이를 낮추고 낙폭과대주나 실적개선주 위주로 접근해야 하겠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주와 보험, 은행, 증권, 필수소비재, 유통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적개선주로 삼성전기와 LG생활건강, 한국가스공사, GS건설, 신세계인터내셔날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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