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내 한 휴대폰매장 전경. [사진=아주경제DB]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방송·통신 결합상품 가입자를 대상으로 과도한 현금 마케팅을 펼쳐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통신사는 직영점 선착순 행사를 내세워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자본력을 앞세워 최대 60만원에 달하는 경품을 지급해 가입 유치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아주경제가 통신3사 공동으로 제작한 ‘인터넷 특별 행사 안내’ 홍보물에 직영점이라고 표기된 대표번호로 전화 상담을 한 결과, 초고속인터넷 가입 시 현금 지급은 누구나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원은 전화를 받자 “네, 인터넷입니다”라고 답하며 정확한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가 통신사 직영점인지 재차 묻자 상담원은 “이곳은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한 전화·유료방송 등 결합상품을 설치하고 A/S를 담당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프라인 직영점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으며, 영업시간은 통상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유선상으로 이뤄진다.

통신사 결합상품 현금 지급 경품 안내 홍보물.[사진=아주경제DB]
홍보물에 적혀있는 안내문을 살펴보면 인터넷과 집전화, TV 결합시 최대 6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상담원은 “결합상품 가입을 하면 현금 지급은 가입상품의 자동이체를 하는 계좌로 7일 이내에 입금이 된다”면서 “현금 외 상품권은 신세계백화점이나 홈플러스 중 교환해서 쓸 수 있는 코드번호가 문자로 발송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품권은 본사에서 나가는 것이고, 현금은 직영점에서 사은품으로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내문에는 행사기간 7일 이내 30분 한정 접수라고 적혀있었지만, 실상은 무제한으로 가입이 가능했다. 상담원은 “행사마다 차이가 있어 가입자들이 빨리 가입하면 조기 마감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연장을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 행사라고 해서 가입이 한정된 지역도 없었다. 기자가 확인한 안내문은 인천 지역 내 아파트로 국한돼 있었지만, 상담원에 의하면 가입이 가능한 지역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전단지를 보고 문의를 한 고객은 전국 어디서든 가입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가입절차는 간단했다. 상담원은 “유선상으로 가입의사를 밝히면 설치기사와 시간 조정을 통해서 설치 날짜를 정하면 된다”면서 “가입자 본인이 인증과 녹취를 통해 접수를 하면, 하루 이틀에 걸쳐 설치가 완료된다”고 밝혔다.
행사 안내문에는 통신3사 중 LG유플러스에 대한 현금 지급 혜택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상담원은 “아무래도 LG유플러스가 후발주자니까 보조금을 많이 주는 것”이라면서 “휴대폰을 가입할 때도 보조금이 다르듯이 결합상품도 통신사마다 정책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결합상품에 대한 경품 가이드라인은 인터넷 19만원, 인터넷+인터넷전화 2개 결합시 22만원, 인터넷+IPTV+인터넷전화 3개 결합시 25만원이 상한선이다. 안내문에는 통신3사 각각의 경품 지급 안내가 적혀있어 공동 영업행위로 인한 담합 의혹까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의 과다경품 지급 행위가 도를 넘은 상황”이라면서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소비자 차별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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