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종부세, 강남권·갭투자자 직격탄"… 7월 첫주 강북 일부 상승,송파구 소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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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최수연 기자
입력 2018-07-0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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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주택자 강남권, 주택 증여…강북권,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전략 필요"

  • 실수요자 많은 강북 일부 상승 전망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정부가 내년부터 초고가 주택 소유자, 3주택 이상 다주택자를 겨냥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인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고가주택과 다주택 보유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겠지만 향후 2~3년 내 세금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 매매결정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기점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이번 달 첫째 주 유일하게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부세 발표 직후 관망세 뚜렷···강북 인기지역 상승세 송파구는 하락

보유세 개편 권고안이 공개된 지난주말 서울 등 수도권의 매매시장은 대체로 관망세를 보였다. 서울에서는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보유세 인상이 비껴간 강북지역에서는 실수요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뒤늦게 가격이 오르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이 0.04% 올라 전주 대비(0.02%) 상승률이 소폭 커졌다.

5월에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난 동대문구 이문3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개발은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찾아온다"면서 "프리미엄이 2억원 넘게 형성됐고 현재는 매물이 거의 없어 거래를 할 수 없다. 앞으로 완만하게 상승세를 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 25개 구 중 유일하게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한 자치구는 송파(-0.04%)다. 잠실엘스 전용 59.96㎡는 지난달 12억9000만원(20층)에 거래됐다. 지난 2월에만 해도 14억4000만원(18층)에 팔리던 매물이다. 전용 84.97㎡도 2월 대비 1억8500만원가량 빠졌다.

잠실엘스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 발표 이후 매물을 거의 다 정리한 편"이라면서 "가격이 단기적으로 많이 오르다 보니 하락폭도 다른 단지보다 큰 편이다. 평소 잠실에 입성하고 싶어했던 실수요자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좀 더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눈치"라고 설명했다.

지난 2일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난 반포경남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나면 몇천씩 아파트 값이 올라야 하는데 거의 약보합 수준"이라면서 "매도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리고 싶은데 매수자들 입장에서는 좀 더 싸게 매수하고 싶어하는 눈치라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종부세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종부세 공정가액시장비율을 연 5%포인트씩 90%까지만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특위)에서 제시한 권고안 상한선(100%)보다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과표 6억∼12억원 구간 주택의 세율 인상폭을 특위에서 제시한 0.05% 포인트보다 높은 0.1% 포인트로 정해 누진도를 높였다. 이에 따르면 세율은 현행 0.75%에서 0.85%로 상승하게 된다. 또 과표 6억원 초과 3주택 이상자의 경우 0.3% 포인트를 추가 과세키로 했다.

◆전문가 "서울 및 수도권 다주택자, 2~3년내 보유세 증가 큰 부담 느낄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점차 하방압력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종부세 부담이 상승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시기 및 폭을 비교적 명확히 제시해 조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시가 23억~33억원의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 1채 보유자는 종부세 부담이 종전보다 증가했다. 정부가 최근 '똘똘한 한 채 보유 트렌드'에 따른 주택시장의 초양극화 현상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서울 및 수도권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세 부담이 늘 것"이라며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를 함께 보유할 경우 종부세 부담이 늘어난다. 전반적으로 다주택자들은 당장 매각에 나서기보다 당분간 관망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북보다는 고가 부동산이 몰려 있는 강남권 거래시장의 심리적 타격이 예상된다. 또 1주택자보다는 다주택자 등 부동산 과다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면서 "다주택자라면 강남권 주택은 증여, 강북권 중소형 주택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해 세부담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또 그는 "특히 최근 기존 주택시장에서 분양시장으로 이동한 수요자의 구매선호도를 고려할 때, 기존 주택시장 거래량 감소와 수요위축은 연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고가 주택 시장에서 6억~12억원 사이는 거래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구간"이라며 "정부가 이들 단지의 세금 압박을 높여 세수 효과를 높이고,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을 구입하려는 갭투자 행태를 근절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하향 기조에 접어든 상황이다. 공정가액도 올리고, 세율도 높이면 2~3년 후 집주인들이 굉장히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들의 조세저항도 점차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과세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충분치 않다. 생각보다 많은 세수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사전에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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