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내 국장 승진이 '하늘의 별따기'다. 문재인 정부 들어 1년여 동안 이영열 현 정책기획관 단 1명만이 승진했다. 아직 블랙리스트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인사 정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9일 "현재 공석인 예술정책관 등은 8월께 인사가 날 것으로 본다"며 "국정감사 이전에는 블랙리스트 사태 정리와 함께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단행된 문체부 인사에서 부이사관이 국장으로 승진한 경우는 이영렬 국장뿐이다. 이 국장은 지난해 2월 문화여가정책과장에서 예술정책관 직무대리로 전보 후 올해 1월 온전히 국장으로 승진했다. 정책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긴 건 지난 달 인사에서다.
이렇듯 문체부 승진에 제동이 걸린 것은 블랙리스트 사태 영향도 적지 않다. 예산과 인력(TO)이 정해져 있어 고위직의 은퇴가 선행돼야 승진이 가능한데, 분위기 상 너나 할 것 없이 다음 거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관계자는 "문체부 공무원 은퇴 후 민간 기업이 아닌 산하 공공기관으로 옮기는 데에는 시기 등에 법적 제약이 없다"며 "그럼에도 승진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블랙리스트 사태 등으로 모두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산하 기관으로의 이동과 무관하게 내부적으로 인사 발령 전 솎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장급 이상 승진이 밀리다보니 과장에서 부이사관으로의 승진도 차츰 늦어지는 모양새다.
문체부 내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부서) 설치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인사에 숨통을 틔우기는 역부족이다. 정부조직을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에서 관련 부서 '신설'보다 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새 부서를 만들기 위해선 되레 기존 부서를 통·폐합하는 방안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게 문체부 관계자의 말이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블랙리스트 사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제도 개선 및 책임 규명 분야 각각에 이행협치추진단을 두고 법률적·행정적 검토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 대변인은 "추진단 내 외부 전문가 영입이 마무리 단계"라며 "이번주 중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블랙리스트 사태를 손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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