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안에 반기를 들며 9일(이하 현지시간) 사퇴했다. 같은 날 오전 브렉시트부 장·차관이 사임을 발표한 데 이어, 존슨 장관까지 사퇴하면서 메이 총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섰다고 외신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존슨 장관은 메이 총리가 제안한 브렉시트 계획안을 브렉시트 흉내만 낸 '세미-브렉시트(Semi-Brexit)'라고 비판하면서 사의를 표했다고 BBC는 전했다. 메이 총리는 존슨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으며, 몇 시간 뒤 후임으로는 제레미 헌트 보건사회부 장관이 임명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6일 영국의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유럽연합(EU)과 완전히 결별하기보다는 관세와 각종 규제 부문에서 협력 등을 유지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브렉시트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 EU와의 고리를 어느 정도 유지한다는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에 가깝다. 이 같은 계획이 나오자 완전한 분리인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를 지지하는 집권당 내 세력은 강하게 반발했다. 존슨 전 외무장관 역시 대표적인 하드 브렉시트 지지자였다.
앞서 EU 탈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브렉시트(Brexit)부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과 스티브 베이커 차관은 9일 오전 메이 총리의 소프트브렉시트에 반발해 사임했으며, 총리는 곧바로 미닉 랍 주택부 차관을 브렉시트부 장관에 임명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설명하면서 이를 또다시 국민투표에 부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문제는 소프트브렉시트에 반발하는 보수당 세력이다. 이들이 총리의 불신임안 발의를 하려면 하원에 자신들이 확보한 의석인 316석의 15%인 48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불신임 추진이 될 경우 영국은 또 한번의 총선을 치르면서 정치 상황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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