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미국 증시에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던 기술업종에 대해 '비중축소'를 권고했다.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증시에서 방어적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올해 미국 증시는 무역전쟁과 금리인상 우려 속에서 동요했지만 기술업종은 그 영향에서 한 걸음 벗어난 듯 보였다. 지난주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고율관세를 본격적으로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무역전쟁 공포가 한층 고조됐으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한 주 동안 2.4%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9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88% 상승한 7756.20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 대비로는 12.35% 상승했다. 이와 비교해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연초 대비 0.23%, 4.14% 각각 오르는 데 그치며 나스닥에 한참 못 미쳤다.
넷플릭스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배 이상 뛰었고 아마존은 46% 치솟았다. 지난 3월 개인정보유출이라는 커다란 악재를 만났던 페이스북도 빠르게 회복하면서 9일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무역전쟁 여파가 기술주 상승세에 찬물을 뿌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매도를 권했다고 CNBC는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9일 공개한 투자보고서에서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추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 미 주식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시장 전반에서 리스크 자산에 대한 태도 변화가 목격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민감주인 기술주 역시 이런 흐름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민감주를 주도하는 반도체업종을 지목해, 지난 몇 달 동안 기술업종 중에서 평균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윌슨 전략가는 지난 몇 달 동안 투자자들이 경제에 잘못된 안도감을 가지면서 기술주가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기술종목은 매출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기술주는 현재 과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윌슨 전략가는 스몰캡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고, 통신 및 필수소비재와 같은 경기둔감주에 대해서는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높였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월 18일에 유틸리티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올렸는데 그 이후 유틸리티 업종은 6.3% 오르면서 S&P500지수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CNBC는 집계했다.
다만 아직까지 미국증시는 굴러가는 약세장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모양새다. CNN머니가 집계하는 공포&욕망지수는 현재 ‘중립’ 영역을 가리키고 있다. 국채금리가 진정되고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영향이다.
그러나 경제에 대한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신채권왕으로 통하는 제프 군드라흐는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연방 재정적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추가 관세도 다가온다. 이 모든 상황은 리스크이지 골디락스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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