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은 10일 “우리나라의 지능정보사회 준비도는 OECD 중하위권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 등의 성장을 볼 때 우리는 더 이상 정보통신기술(ICT) 선진국이 아니다. 위기감을 느끼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18)’에서 ‘인공지능(AI) 시대, NIA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마이크를 잡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NIA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OECD 국가별 지능정보사회 준비도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선두권인 미국과 영국, 스위스 등과 큰 격차를 보이며 중하위권 수준인 17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문 원장은 “국내 인프라는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각종 규제와 법 체계 등의 지수가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낮았다”면서 “젊고 창의성 있는 인재와 기업가 정신 등 다른 평가 분야도 OECD 국가 평균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경우 공산당 내 작은 모임인 영도소조(領導小組)를 통해 AI와 데이터, 자율주행차 산업 등을 과감하고 발 빠르게 집중 지원해 육성 중”이라며 “중국 서열 1위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각각 조장과 부조장을 맡은 것만 보더라도 중국이 얼마나 4차 산업혁명에 사활을 걸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NIA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와 AI 분야에서 국가 정책이 올바르게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 고민하고 있다.
문 원장은 “우선 국가 데이터 기반 구축 및 활용 확산은 물론, 초연결 지능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와 함께 차세대 데이터 포털을 구축하는 등 개방화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NIA는 올해 공공데이터에 대해 ‘네거티브(Negative)’ 개방 원칙을 세우고 공공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활용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700여개에 달하는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공공데이터 전수조사를 실시하며, 민간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도 설립할 예정이다.
AI와 관련해서는 역기능에 대한 선제 대응 방안 마련에 집중하는 한편, 국민 개개인의 비서형 전자정부를 실현하고 상황인지 기반 지능형 안전망을 구축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문 원장은 “AI는 향후 교통과 홈서비스, 의료, 교육, 공공 등 여러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인공지능 시대, 초연결 사회의 해킹과 사생활 노출, 정보격차 등 역기능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선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09년 한국정보사회진흥원과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통합하며 출범한 NIA는 정보화 업계 전반을 이끄는 중추 공공기관으로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담당하고 있다.
문 원장은 지난 4월 3년간의 임기로 취임했다. 1990년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4년 아프리카TV의 운영 업체인 나우콤을 설립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지내며 20년간 IT·벤처 업계에 몸담았다. 문 원장은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민간위원으로도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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