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생산‧투자 등 내수가 힘을 못 내면서 최근 경기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KDI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이 비교적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가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4월부터 지난달까지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진다고 평가했지만, 이달 들어 경기진단이 한 걸음 후퇴했다.
6월 수출은 0.1% 감소해 전달(13.2%)보다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KDI는 지난해 6월 선박수출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 여전히 수출은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수출 이외에 소비‧투자‧생산 등 내수지표는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5월 4.6% 증가, 전달(5.5%)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5로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5월 서비스업생산지수 역시 전월(2.7%)보다 축소된 2.3%를 기록, 서비스 소비 개선이 지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소매판매 증가율과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아지고, 서비스업 생산이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는 등 소비의 개선 흐름이 점차 완만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5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했다. 기계류가 감소로 전환(4.2→-6.3%)된 영향을 받았다. 건설투자는 전월(1.5%)보다 낮은 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KDI는 “설비투자가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로 전환되고, 건설투자도 0%대의 낮은 증가율을 유지하면서 투자는 둔화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도 확실한 증가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5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0.3% 포인트 낮은 1.7%다. 광공업 생산은 0.9% 올라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KDI는 아직 증가세가 미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판단했다.
노동시장은 농림어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고용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임금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5월 취업자는 7만2000명으로 8년 4개월 만에 가장 저조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7만9000명 줄었고, 건설업과 서비스업 취업자 수 증가폭은 축소됐다.
4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명목임금은 상용근로자 정액급여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8% 상승, 예년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KDI는 “생산 측면의 전반적인 개선 추세가 더 완만해지고 있다”며 “노동시장에서도 취업자 수 증가폭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농축수산물가격 상승폭이 줄어 전월과 같은 1.5%를 기록했다. 전기‧수도‧가스는 전월과 같이 3.3% 하락했고, 서비스물가는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전월(1.7%)보다 소폭 낮은 1.6% 상승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