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인도 국빈방문을 계기로 정부의 외교 구상인 ‘신(新)남방정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외교 지평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인도를 4강에 준하는 파트너로 격상하고,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10일 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정상회담 후 한-인도 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사람, 상생번영, 평화, 미래를 위한 비전’을 채택했다.
◆CEPA 개선 협상 조속 타결 합의 및 무역·교류 확대
한-인도 양국 정부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농수산품과 제조업 등 핵심적인 관심 분야에 대한 조기 성과 도출에 합의했다.
조기 성과에는 △인도의 망고 등 농수산품과 우리의 석유화학제품 등에 대한 상호 시장개방 확대 △기업 주재원의 비자 애로 개선 △문화·체육 분야 전문직 업종 개방 △원산지 기준 완화를 통한 기업의 CEPA 활용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청와대는 “조기 성과를 토대로 CEPA 개선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고, 2010년 이후 200억 달러 규모에서 정체된 양국 간 교역을 확대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 기업이 대규모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제조업 등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인도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정부는 2022년까지 100개 스마트시티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1500억 달러(약 167조원)가 넘는다. 양국은 스마트시티뿐 아니라 주요 도시 간 고속도로, 전력망 등 인프라 개선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인도에 1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제공, 우리 기업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인도뿐 아니라 여타 아세안 국가에도 금융 패키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금융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제조업 육성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기아차의 연 30만대 규모 신공장 구축 △효성의 스판덱스 공장 신축 등 다양한 제조업 투자로 인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이다 휴대폰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도 인도시장 개쳑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기살리기로 해석됐다.
양국 정부는 무역구제 현안 정례협의 채널을 신설, 빠른 시일 내 첫 회의를 갖기로 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인도의 무역구제 조치는 30건으로, 미국(4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화학·철강 등 우리 주요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이뤄져 양국 간 교역 확대의 장애물이 돼 왔다. 이번 합의는 양국 무역구제당국 간 소통채널을 마련, 통상마찰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및 미래 신성장 동력 협력
양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미래비전전략그룹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부 4개 부처가 참여, 전략그룹을 설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강국이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한 인도와 미래비전전략그룹을 설치한 것은 양국이 범정부적·범국가적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은 미래비전전략그룹 내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및 한국연구재단과 인도의 GITA(Global Innovation & Technology Alliance)를 주관기관으로 해 △ICT △첨단제조 △에너지신산업 △헬스케어 등 4대 중점 협력분야를 중심으로 워킹그룹을 구성할 예정이다.
향후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서로의 장점을 활용,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 공동 기술협력 연구개발(R&D)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인적 교류 확대
양국 정부는 올해부터 문화·예술·청소년·체육 제반 분야에서 향후 5년에 걸쳐 시행할 문화교류 활동을 담은 청사진에 합의했다. △청소년 교류 △인턴십 △비자 간소화를 통한 관광·비즈니스 활성화 등 인적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다.
이번 문화교류계획서는 만료된 2014-2017년 문화교류계획서를 갱신한 것으로, 양국 국민 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사람 중심의 외교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앙국은 신라 김수로왕의 부인이 된 아유타국 수리라트나 공주인 허황후를 기념하기 위해 2001년 허황후의 고향인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야에 건립된 기념공원을 대규모 부지로 확장,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