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부인 김정숙 여사는 10일 오후(현지시간) 뉴델리의 한 호텔에서 인도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인 레슬러 자매를 만났다.
'당갈'은 2010년 영연방 경기대회에서 인도 여성 레슬링 선수 최초로 금메달(55kg)과 은메달(51kg)을 획득한 기타 포갓과 바비타 포갓 두 선수와 그들을 레슬러로 키워낸 아버지 마하비르 싱 포갓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김 여사는 이번 인도 방문을 앞두고 지난 4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인도인 유학생들과 함께 '당갈'을 관람한 바 있다.
이날 김 여사는 기타 포갓, 바비타 포갓 자매와 아버지인 마하비르 싱 포갓을 만나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김 여사는 합장을 하며 인도식 인사를 건넨 뒤, 아버지 싱 포갓을 향해 "영화를 보며 응원을 많이 했다. 따님이 대단한 선수가 돼 대견하시겠다"고 덕담을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도 마음 고생이 심하셨을 것 같다"고 했고, 어머니 역시 뒷바라지에 애를 썼다는 설명을 듣고는 "정말 금메달 가족"이라며 웃기도 했다.
기타 포갓은 “아버지께서 평소에는 자상하신데 훈련할 때는 영화에서처럼 무섭게 돌변하신다. 당갈 노래에도 ‘아버지 저희한테 왜 그렇게 엄격하십니까?’하는 가사가 후렴구로 나오는데 훈련 때는 정말 엄격하시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버지는 지금도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여자 아이들에게 레슬링 훈련을 시키신다. 제2, 제3의 기타 포갓이 나오도록 여전히 열심이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아버지가 무척 존경스럽다”라고 말해 아버지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김 여사는 "아버지께서 두 딸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며 저의 부모님을 떠올렸고, 그리고 제 자식들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돌아보게 됐다"며 "저도 아들, 딸, 손자들이 있어서인지 어머니의 마음을 잘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 "최근 한국에서는 여성인권에 대한 이슈가 뜨거워 정부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인권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 영화를 보게 돼 더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기타 포갓은 “인도의 여성 인권은 지금도 좋지 않다. 특히 저의 고향은 더욱 심했다. 하지만 문화를 통해 제도와 풍습들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제 고향에선 여성훈련체육관이 100개나 생겼다”며 “영화를 계기로 작게나마 여성인권이 신장되었다.”고 답했다.
바비타 포갓은 지금도 레슬링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아버지의 소원이 아직 하나 더 남아있다. 그건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인데 아직 저희 가족들 중 아무도 따지 못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바비타 포갓을 향해 "아버지께서 자랑스러워 하시니 꼭 (다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바란다"고 응원했다.
김 여사는 이 영화가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말하며,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우는 기타와 바비타 자매, 부모·자식 간의 갈등과 사랑이 담긴 이야기를 보면서 한국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인도가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고 강조했다.
또 영화 상영 중 기타 포갓이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인도 국가가 울려 퍼지는 장면에서 김 여사가 인도 관객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감동을 나눴던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김 여사는 포갓 가족의 이야기가 세계 곳곳의 젊은 여성에게 많은 영감을 준 만큼 앞으로도 많은 활약을 당부하고, 마하비르 싱 포갓의 건강을 기원했다.
아버지 마하비르 싱 포갓은 김 여사의 건강을 기원하며 정치적으로도 성공과 번영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 여사가 인도 방문에서 '무비 스타'들을 모시게 돼 영광이라며 반가워했다. 연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환담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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