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에 또 보복' 미·중 무역전쟁 전면전 코앞…"美 물러설 생각 없다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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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7-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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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부담 증가 불가피…미국 내 기업들 반발 클 것

사진은 지난 4월 27일 중국을 방문한 일레인 차오 미 교통부장관을 맞아 베이징의 중국 교통부 회의실에 양국 국기가 세워진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전쟁 전선을 확대하고 나섰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물러서지 않는 미국···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관례 고칠 생각 없어" 

지난 6일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품 중 340억 달러 규모에 관세를 부과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미국은 다시 한번 대규모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앞서 340억 달러 이외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현실화한 셈이다.

추가 관세 부과는 9월 전후로 시작될 예정이며, 다음 달 30일까지 2개월간 공청회와 의견수렴 절차가 있을 예정이다. 공청회는 8월 20일에서 23일까지로 잡혀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번 추가 관세 발표로 미국이 관세부과를 확정한 중국산 수입품 규모는 총 250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인 5055억 달러의 절반가량에 달한다. 중국의 항공우주, 로봇 등 첨단제조업은 물론 소비재도 포함되면서 실제 소비자에게도 타격이 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자에게 타격을 줄이려고 했으나,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소비재까지 관세를 물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1000억 달러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관세는 10%로 줄어든 대신 규모가 2000억 달러로 2배 늘었다. 관세율을 낮춘 것은 미국 역시 갑작스러운 수입품의 가격 인상이 그만큼 부담스럽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악관은 이날 추가 관세 부과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외국 기업들에 투자와 시장진출 조건으로 디자인 등과 같은 지적재산권 이전을 요구하거나, 중국 법인에 대한 공동소유를 요구하는 것을 시정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1년간 트럼프 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중국에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고 진정한 시장경쟁을 위해 시장을 개방하라고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서 미국 경제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관료들의 협상 일정은 전혀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WSJ는 "중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백악관의 이번 조치는 무역 상대국들에 미국은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10일 전했다. 

◆보복에 또 보복··· 전면전으로 번지는 미·중 갈등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340억 달러의 관세부과에 동일한 규모의 보복관세로 맞선 데 대한 또 다른 보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 관세를 매길 경우 2000억 달러 규모의 또 다른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만약 이번 조치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보복에 나선다면 다시 2000억 달러의 추가 관세 부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 수입품 중 4500억 달러 규모에 관세가 붙게 되며, 이는 중국의 미국 수출 규모인 5050억 달러에 근접하게 되면서 무역전쟁은 그야말로 '전면전'이 된다. 

전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부장관을 지낸 바 있는 로런스 서머스(Lawrence Summers)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노동자들의 소비 여력을 줄이고,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낮추며, 미국을 전통적 우방들과 멀어지게 하고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정책"이라면서 비판했다. 

오린 해치 상원의원(공화·유타)은 성명을 통해 "나는 중국의 기술 침해에 대항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지지해 왔지만 이번 발표는 특정한 타깃이 없는 무작위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발표로 외환과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10일 관세부과 발표 뒤 국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 위안화의 가치는 0.6% 떨어지면서 달러당 6.6915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지만, 장 마감 뒤 발표된 관세부과 소식에 S&P500과 나스닥 선물이 모두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11일 상하이 종합지수를 비롯해 홍콩의 항생지수, 일본 닛케이 지수 모두 1%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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