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더케이호텔에서 회원사 총회를 열고 하은수 전 금융감독원 국장의 전무이사 선임을 최종 확정한다.
하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에서 저축은행중앙회 전무 취임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총회에서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하 후보자를 추천하면 저축은행 회원사 대표이사들이 찬성·반대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승인을 위해서는 79개 저축은행사 중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과거 반대표가 나온 적은 있지만 부결된 적은 없다. 때문에 이번에도 무난하게 하은수 전무 후보자가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 후보자의 선임이 확정되면 당일 바로 업무를 시작한다. 임기는 3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앙회 전무 자리는 회장이 추천하게 돼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중앙회 내부나 업계 인사이트가 높은 사람이 와도 무방하다"면서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전무 자리는 금감원 퇴직 공무원이 재취업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금감원 출신이 전무 자리를 도맡아 왔다. 업계에 대한 이해가 깊고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명목에서다. 저축은행 사태 전까지만 해도 몇몇 저축은행들이 목소리를 내왔지만 지금은 중앙회가 유일한 소통 창구다. 그만큼 중앙회 역할이 커졌다는 의미다.
중앙회뿐 아니라 다른 금융협회 전무직을 금융당국 출신이 독식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은행연합회의 홍재문 전무, 생명보험협회의 송재근 전무, 손해보험협회의 서경환 전무 등은 모두 금융위원회나 금감원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협회의 전무 선임이 관피아(관료+마피아) 자리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회와 함께 장기간 전무가 공석이었던 여신협회에는 지난 5월 오광만 전 기획재정부 과장이 선임됐다. 비(非) 금융당국 출신이 선임되면서 저축은행중앙회 전무 역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중앙회가 1973년에 설립된 후 45년 가까이 중앙회 내부 승진으로 요직에 오른 사례가 없고 저축은행 출신 중앙회장 배출도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며 "당국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79개 회원사의 의견을 듣고 뜻을 잘 모으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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