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부터 원유까지..G2 무역 전면전에 상품시장 직격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세미 기자
입력 2018-07-12 11: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닥터 코퍼' 구리 3.4% 급락..유가도 5%↓

  • "상품시장 변동성, 다른 자산시장으로 번질 수도"

[사진=아이클릭아트]


세계 1·2위 경제대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상품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이후 국제유가가 5% 급락하고 대표적인 산업 금속인 구리 가격도 3% 넘게 미끄러졌다.

상품 투자자들은 세계 양강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기를 얼어붙게 할까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업 금속은 건설에서 스마트폰까지 경제 구석구석에서 이용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다른 상품에 비해 지정학적 영향을 적게 받는 구리는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지표로서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별명까지 붙는다.

아직까지는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와 기업순익이 증시 급락을 막고 있지만 상품시장 변동성이 곧 다른 자산시장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지적했다.

11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이 이르면 9월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중국이 340억 달러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폭탄에 똑같은 규모로 맞대응하자 미국이 관세 부과 규모를 다섯 배로 키워 보복에 나선 것이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상품 전략가는 “미국의 2000억 달러 추가관세 예고는 통상갈등을 전면전으로 확대시켰다”고 진단했다.

상품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구리에서 아연, 대두, 돼지고기까지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11일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2.7% 하락해 마감했다. 구리 선물은 3.4% 주저앉아 톤당 2749달러를 가리켰다. 6월 연중 최고치에서 한달만에 17% 이상 추락한 것이다. 

그밖에도 아연, 납, 주석 모두 2% 이상 미끄러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8월분과 브렌트유 모두 5%대 낙폭을 가리켰다.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 대상인 대두와 돼지고기 가격도 큰 폭 떨어졌다.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대두 선물 가격은 전일비 2.6% 떨어진 부셸(약 27kg) 당 8.29달러를 가리키며 2008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집계했다. 

전문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욕 소재 소시에테제네랄의 마이클 위트너 원유 애널리스트는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고 상품 수요도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시장의 상황은 비합리적인 공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금속 가격의 하락은 중국의 경제둔화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상품 수요국으로 구리를 비롯한 일부 산업 금속에서 글로벌 소비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2015년 말부터2016년 초에도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속에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친 바 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전략가는 WSJ에 “상품 가격 추락은 예의주시해야 할 경고 신호”라면서 “구리는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투자자들은 이 점을 알기 때문에 더 걱정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달러 강세도 상품가에 하방 압력을 더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금리인상 전망 속에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정하는 달러지수는 11일 근 1년래 최고치를 부근을 가리켰다. 상품은 달러를 기반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오르면 미국 외 지역에서 상품의 가격 부담이 커져서 수요가 줄어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