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회담 연기 이유로 ‘준비 부족’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송환 예정된 미군 유해는 100~200구로 전망된다. 1990년부터 북미관계 악화로 유해발굴 및 송환이 중단된 2005년까지 돌아온 미군 유해가 총 334구인 데 비하면 역대급 규모다.
이례적으로 많은 유해 송환을 추진하던 북한이 물리적으로 준비가 덜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북측이 장성급 회담으로 대화 판을 키워 유해 송환과 더불어 군사적 긴장 완화 의제로 논의를 확장하려 했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의 장성급 회담 제안은 유엔사-북한군 장성급 회담 채널을 복원해 회담의 격을 높이자는 것이다.
특히 정전협정 체제를 유지하는 유엔사의 장성급 인사를 회담 당사자로 요구한 것은,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유해송환 논의를 넘어 종전선언까지 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장성급 회담으로 판을 키워 북미 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논의할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는 분석이다.
북한군과 유엔군사령부 간 장성급 회담이 열릴 경우 2009년 9월 이후 9년 4개월 만이다.
이번 장성급 회담이 성사된다면 유엔사와 북한군의 수석대표는 과거 회담 절차를 준용, 마이클 미니한 유엔사 부참모장 겸 주한미군 참모장(공군소장)과 북한 판문점대표부가 각각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북한 판문점대표부 대표는 곽철희 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 소장은 마지막 유엔사-북한군 장성급회담이었던 지난 2009년 제16차 회담 당시 북한군 수석대표로 나온 인물이다.
다만 이번에 북한이 언급한 장성급 회담이 과거 유엔사-북한군 간 채널인지, 새로운 형태의 장성급 회담인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실무회담으로 급이 낮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방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3일(현지시간)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등 핵심 쟁점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하기로 한 '워킹그룹'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과의 후속협상에 대비한 내부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은 국무부를 중심으로 협상팀이 꾸려지고 있고, 비핵화 등 실질적인 내용 측면에서 내부 조율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본부장은 "북미 간 후속협상이 곧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방미 협의를 토대로 앞으로 한미 양국 간 비핵화 전략 등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전례에 비춰볼 때 북미 협의 과정이 순탄하게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미 공조를 토대로 우리는 끈기를 가지고 북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과정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방미한 이 본부장은 알렉스 윙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측 협상팀 및 핵심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비핵화와 평화체제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