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사용자 측 모두 내년 최저임금을 ‘보이콧(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재심의’ 주장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5일 ”(최저임금위원회에)재심의를 통해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3자 합의로 적정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안을 도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이 전날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에 2019년 최저임금안 재심의를 요청할 것을 촉구한 데, 이어 자유한국당도 재심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최저임금위는 지난 14일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 대비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의결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2017년 최저임금 시간당 6470원, 2019년 최저임금 8350원, 2년 사이에 최저임금이 무려 29.1%나 올랐다"고 밝혔다.
이어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2020년까지 1만원 대통령 공약에 무리하게 맞춘 결과"라며 "반시장적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대통령 공약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재심의 요구는 경영계와 노동계의 최저임금 거부 사태와 맞물려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경영계는 "영세 사업장이 죽게 생겼다”며 최저임금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전국 700만 소상공인도 “2019년 최저임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예정대로 소상공인 모라토리엄(불이행) 실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내년 최저임금과 관계없이 소상공인 사업장의 사용주와 근로자 간 자율협약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최저임금 지급 기준을 최저임금법에 맞추지 않고, 사용주-근로자 간 조율로 최저임금을 알아서 주겠다는 의미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폐기된 거나 다름없다며 최저임금 대(對)정부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최저임금 심의에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9명 전원과 일부 근로자위원 4명이 빠진 상태에서,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점도 재심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지난 13일 열린 '최저임금위 제14차 전원회의'에는 전체 위원 27명 중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 등 14명만이 참석해 ‘반쪽’ 심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한 끝에 14일 새벽 근로자위원 안(8680원)과 공익위원 안(8350원)을 표결에 부쳤고, 8표를 얻은 공익 안(835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최종 의결했다.
최저임금위는 내년 최저임금 재심의 요구에 ‘불가하다’고 일축했다. 청와대도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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