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진, 최저임금 인상,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인상.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는 항목들이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개월 만에 회동을 가졌다. 하반기 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 상호 긴밀한 협력과 허심탄회한 의견 공유를 위해서다.
1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김 부총리는 회동을 마친 후 브리핑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10.9% 인상한 데 대해 “소득분배나 양극화 문제, 취약계층에 있는 근로자를 봤을 때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은 이해가 되지만 경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하반기 경제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일부 연령층과 일부 업종 사업장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 되고 있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일자리안정자금 3조원 초과 지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와 여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지원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 초과 지원하는 것은 부정적”이라며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에서 나온 의견대로 정해진 한도 내에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일부 효과가 있었지만 재정을 통한 개입은 최소화하거나 일정한 기간 내에 연착륙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시장 개입은 줄이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저임금이 인상돼도 내년 고용 전망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경제분석을 할 때 최저임금 인상을 이미 반영한 만큼 전망치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약세 의견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달러화 강세로 보는 게 정확하다”면서 “최근 3개월을 원화 흐름을 보면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원화 약세로 보이는 이유는 6월 중순부터 단기간에 (환율 변동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는 김 부총리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김 부총리는 “이 총재에게 먼저 보자고 이야기 했는데 흔쾌히 맞아줘서 오게 됐다”며 이 총재에게 여러번에 걸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기재부 참가자는 고형권 1차관, 김용진 2차관, 이찬우 차관보, 황건일 국제경제관리관이 참석했다. 한은에서는 윤면식 부총재, 허진호 부총재보, 유상대 부총재보, 정규일 부총재보가 배석했다.
특히 그간 한은과 만남 때 참석하지 않던 김용진 2차관의 참석에도 관심이 쏠렸다. 재정 관련 차관이 함께 온 만큼 한은을 설득할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설득하는 등 다른 의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제2차관이 정부의 재정정책 방향에 대해 말을 전하고, 거시경제 운영에 대해서도 통화·재정, 구조개혁 문제에 대해서 폭넓은 의견 교환을 하기 위해서 열린 마음으로 같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경제상황에 대해서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생산적이고 솔직하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은행 측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엄중하다”면서 “오늘 만남은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거시경제 및 금융‧외환부문 안정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두 기관장들은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상호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재정‧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하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 등 선제적 대응체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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