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차내방치 괜찮아요. 나는 수의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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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7-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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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위에 개를 차안에'..황당한, 그러나 실제로 하는 변명들


[노트펫] 반려견을 차내 방치한 견주들의 터무니없는 핑계들을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소개하고, 견주들에게 경각심을 촉구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SPCA는 반려견 차내방치 사건 현장에 출동해서 견주들에게 들은 핑계 중 가장 말이 안 되는 핑계들 29가지를 꼽았다. 이 가운데 10가지를 소개한다.

“나는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그늘에 주차했고, 그늘이 움직인다면 내가 그것을 도울 방법이 없어요.”

그늘이 움직인 것이나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차안에 반려견을 남겨두지 않으면 된다!

“괜찮아요. 나는 수의사에요.”

수의사의 개라고 더위를 잘 이겨낼까? 차내 방치를 막으려고 직접 털옷을 입고 반려견 입장을 체험하고 공감한 수의사도 있지만, 차내 방치한 냉혈 수의사도 있었다. 전문지식도 수의사의 무책임한 행동을 막지 못했다. 알고 저지른 죄가 더 무겁다!

“호프집에서 딱 30분 있었어요. 어쨌든 괜찮아요. 나는 개 구조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자신의 개를 구조 당하게 만들었다! 이 사람이 계속 구조센터를 운영하게 둬야 할지 우려스럽다.

“개만 혼자 둔 게 아니에요. 내 아이가 같이 있어요.” 

그 아이는 유아 카시트에 앉은 생후 5개월 된 아기였다. 아기도, 개도 모두 위험했다!

“그렇게 오래 걸릴지 생각 못했어요.” 

견주들은 교회에서 일요일 예배를 드렸다! 예배시간을 모르는 교인이 있다니 금시초문이다.

“웃고 있잖아요. 괜찮은 것 아닌가요?” 

실상은 개들은 심하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소름끼치는 변명이다.

“집을 팔려고 개방했어요. 개들이 있으면 방해가 돼요.” 

이웃이나 반려견 위탁업체, 지역 보호소에 잠깐 맡기면 된다는 생각을 왜 못하는지 답답하다!

“우리는 단지 새 주방을 사려고 했을 뿐이에요.” 

무엇을 쇼핑하든 무엇을 팔든, 반려견을 안전한 곳에 보호하는 것이 먼저다!

“내 반려견은 하얘서, 괜찮을 거예요.” 

이 더위에 하얀 털 코트를 입고 괜찮을지 생각해봐라!

“창문을 열어뒀어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창문을 열어두는 것의 차이는 응급실과 무덤의 차이 정도다!

반려견 차내방치 캠페인(the Dogs Die in Hot Cars)을 전개해온 홀리 바버는 “이 더위에 차에 반려동물들만 남겨둬서 목숨을 위험하게 한 것을 정당화할 이유나 변명은 절대 없다”고 지적했다.

반려견의 정상체온은 39℃ 내외로, 체온이 2~3℃만 상승해도 위험해진다. 41℃를 넘으면 뇌 손상을 입을 수 있고, 42℃로 뛰면 목숨이 위험해진다. 그런데 22℃ 날씨에 차안 온도는 1시간 안에 47℃까지 뛸 수 있다고 한다.

[노스위치 가디언 캡처 화면]

수의사와 RSPCA는 견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차내 방치를 직접 체험하는 실험을 했다. 영국 지방신문 노스위치 가디언에 따르면, 20년 경력의 수의사 앨런 레드패스는 털옷을 입고 반려견처럼 분장한 채 27℃ 날씨에 차내 방치된 반려견들의 상황을 직접 체험하는 실험 영상을 공유했다.

많은 견주들의 변명처럼 창문을 열어두고 실험을 진행했지만, 35분 만에 차안 온도는 23℃ 뛴 50℃를 기록했다. 레드패스는 40분도 안 돼 모자를 벗고 힘들어했다. 그리고 41분경 견디지 못하고 차 밖으로 탈출했다.

크리스 오브라이언의 실험에서 차안 온도는 23℃ 5분 만에 35℃로 뛰었고, 오브라이언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0분 만에 53℃로, 25분 만에 57℃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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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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