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ELS 발행액은 상반기 34조202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H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만1709.30에서 1만704.26으로 9% 가까이 떨어졌다. 연중최고치(1만3962.53)에 비하면 24%가량 빠졌다.
물론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해야 ELS 투자는 늘어난다. 그래야 원금손실(녹인) 확률이 줄어든다고 생각해서다. 여기에 당국에서 규제를 풀어준 영향도 컸다. 증권사는 1년 전만 해도 ELS 상환액 가운데 90%까지만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이런 제한이 없다.
주요 신용평가사는 쏠림 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초자산을 분산시키지 않으면 단일 유형 상품에서 대형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H지수를 담은 ELS는 올해 1분기 전체 지수형 상품 가운데 72%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전년 동기에는 9%밖에 안 됐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실장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ELS 발행이 크게 늘었고, 높은 변동성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ELS 관련 건전성 지표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당국도 점검을 강화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높은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고위험 ELS 발행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H지수가 원금손실구간에 들어갈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1만2000~1만2500선일 때 발행한 ELS가 대부분"이라며 "아무리 공격적인 상품이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은 8100선 안팎일 것"이라고 전했다.
반등이 점쳐지는 기초자산을 담은 ELS에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더라도 특정 기초자산에만 쏠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H지수나 유로스톡스50지수가 아닌 기초자산을 편입한 ELS는 최근 5~6년 사이 드물었다.
이중호 연구원은 "기초자산이 3~4개인 ELS는 대부분 해외지수를 활용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쏠림 현상은 안 좋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ELS 발행액은 총 48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가량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ELS를 찾는 투자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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