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지원하고 싶다고 했다”며 “북한과 잘 지내고 있기 떄문에 아직 시간이 있다. 서두르지 않을 것이고 (비핵화 문제는) 수년 동안 진행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다시피 우리는 인질들을 돌려받았다. 지난 9개월 동안 실험이나 핵 폭발도 없었고 일본 상공을 날아가는 로켓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도 매우 좋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절한 편지도 보지 않았느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공개된 CBS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빠르게 움직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문제는 수십년간 진행된 일로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동안 막후에서 진행되는 과정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국 정부가 북한 핵문제의 신속한 해결이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수행을 위해 방문한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수십년에 걸친 도전"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6~7일 방북해 연 첫 고위급 협상에서도 비핵화 시간표를 도출하지 못한 이후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주장을 일부 수용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러시아가 북핵문제 종식을 위해 우리와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혀 미·러 간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조체제 마련 가능성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와 핵무기 감축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일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6·12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트럼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고 "러시아는 비핵화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데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과 같은 다자간 협상이 가동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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