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로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이 9000여 t이 국내로 세탁돼 들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부가 조사에 착수 중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최근 공개한 '연례 보고서 수정본'에 따르면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선적된 북한산 석탄은 10월 2일과 11일 각각 인천과 포항으로 반입됐다.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 선박 등은 지난해 7∼9월 총 6차례에 걸쳐 북한 원산과 청진 항에서 석탄을 싣고 러시아 홀름스크 항으로 향했다. 이후 홀름스크 항에 하역된 석탄은 파나마 선적인 ‘스카이 엔젤’ 호와 시에라리온 선적의 ‘리치 글로리’ 호 등에 옮겨져 제3국으로 출발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북한산 석탄은 ‘‘리치 글로리’ 호에 실려 5000t이, 또 '스카이 엔젤’ 호를 통해 4156t이 국내에 반입이 된 것으로 보여진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가 당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2척의 배가 입항하기 전에 알았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이 당국자는 "선박에 대해서 관계 당국에서 필요한 조사를 했다"며 "이 사례가 일어난 지난해 10월 당시에는 (이행해야 할) 의무 사항이 있던 게 아니어서 배를 억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2건 모두 정보가 입수되기 전에 수입신고 및 신고 접수가 다 완료돼 선박의 한국 도착과 동시에 석탄들의 하역처리가 됐다"며 "관세법에 따르면 입항 전에 수입 신고 절차가 이뤄져 관세청 개입이 어려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산 석탄을 수입하려 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 측 업자 등에 대해서는 "(이 수입업체를)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관세청에서는 관세법에 따라서 부정수입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혐의가 입증되면 이 업체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반입된 북한산 석탄의 행방과 관련, 이 당국자는 "조사 결과를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정부 당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 중"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대북 제재위원회 등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조하에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조사 결과 나와서 북한산 선박 확정될 경우, 안보리 대북제재위 위원국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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