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된 후 은평뉴타운 2지구 일대 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올초보다 매매가격이 1억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매도하려는 분들이 보유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세로 돌리다보니 오히려 전세 물량이 조금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 롯데캐슬1단지 아파트 인근 S공인중개업소 대표)
지난 1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모여 광역교통청 설립과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의 빠른 추진을 약속하면서 교통 호재 수혜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GTX 사업이 언급될 때마다 들썩였던 서울 서북부 지역은 지난달 신분당선 서북부선의 기획재정부 예타 대상 선정과 맞물리면서 두 노선을 공유하는 지역이란 점에서 부각되며 부동산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신분당선 호재 은평구 거래활발 "물건 다 빠져 저층만 남아"
18일 찾은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앞 진관로 사거리에는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삼송역 앞에 들어설 오피스텔을 홍보하는 파라솔이 눈에 띄었다. ‘용산까지 20분대, 강남까지 30분대’라는 문구를 내걸고 GTX A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가는 핵심 입지임을 자랑하고 있었다.
교통 호재를 업고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은평뉴타운 일대다. 구파발역 일대 1만7000여 가구가 넘게 살고 있는 은평뉴타운은 단지 완성과 함께 생활편의시설을 갖추면서 저평가됐던 집값이 한 차례 도약한 바 있다.
최근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 서울에선 강북권까지 집값이 맥을 못 추고 있지만, 은평구에선 아파트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총 532건이 거래됐던 은평구의 아파트는 지난 달 226건까지 떨어졌다가 신분당선이 예타 대상에 선정된 이후 이달에만 벌써 204건이 거래됐다. 이는 부동산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구 95건에 비하면 두 배가량 많은 수치다.
은평 롯데캐슬2단지 인근의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분당선이나 GTX 관련 기사가 나올 때마다 문의 전화가 늘어나는데 지난달 예비타당성조사 선정 발표 때는 매도하려고 내놨다가 거둬들이려는 분들의 상담이 많았다”고 말했다. 롯데캐슬 1단지 인근 또 다른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전용면적 84㎡ 높은 층은 6억6000만원까지 거래된다. 물건이 다 빠지고 저층만 남은 상황”이라며 “실수요자가 많이 찾긴 하지만, 아직도 갭투자가 남아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기존 아파트 거래 시장에 찬바람이 불자 신규 아파트의 분양권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내년 초 입주 예정인 ‘은평 스카이뷰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현재 6억원대 후반에 분양권이 형성돼 있다. 이는 분양가가 5억~5억7000만원에 책정됐던 것에 비하면 1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 GTX·신분당선 공유 노선 '겹호재' 연신내 일대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일대는 GTX A노선과 신분당선이 함께 지나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의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역부터 경기 일산시 킨텍스역까지 이르는 GTX A노선과 서울 용산역부터 경기 고양시 삼송역까지 이르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약 18.5㎞) 가운데 연신내역 일대부터 서울역까지 구간이 일부 노선(약 11㎞)을 공유하게 된다.
연신내역 일대에는 '북한산힐스테이트 7차 아파트' 등 대규모 단지가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 총 1070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인근에 마트와 병원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30~40대에게 인기가 좋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6억원에 거래됐던 이 단지 전용면적 84㎡ 저층은 이달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바로 옆에 위치한 ‘라이프미성그린타운’ 아파트도 총 1340규모의 대단지로 1988년 지어져 올해 재건축 연한을 채운다. 이 단지 중층도 같은 면적이 이달 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북한산힐스테이트 7차는 규모가 커서 매물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미성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구성된 상황이다. 전용면적 84㎡ 호가는 5억5000만원정도 부른다”고 말했다.
낡은 다가구 주택과 연립이 많아 주거환경이 열악했던 녹번동 일대는 최근 아파트촌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하철 3호선 녹번역 바로 앞에는 오는 10월 집들이를 하게 될 ‘힐스테이트 녹번(952가구)’과 12월 입주 예정인 ‘래미안 베라힐즈(1305)’ 등 총 2257가구가 새로 만든 지하철역 입구 앞 도로부터 새 아스팔트를 깔고 입주민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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