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을지 주목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주변국들과의 경쟁에 앞서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관련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정책만 마련된다면 다른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 업계에서는 이미 정책 마련 관련, 정부의 결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블록체인판 '코안 10(Khoán 10)' 훈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안 10' 훈령은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농업농촌개발부의 전신이 지난 1988년 제정한 것이다. 농업의 기계화와 협동조합 설립, 협동조합의 토지 재분배 등 대표적인 농촌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꼽힌다. 식량 부족 국가에서 최대 쌀 수출국 자리에 오른 베트남 농업의 비약적인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거래에서 해킹을 막는 기술로, 관련 거래 내역을 모든 사용자에게 공개하는 게 핵심이다. 네트워크 내 다수 참가자가 승인한 경우에만 편집이 가능한 데이터베이스 형태다. 복잡한 공급망 내에서 관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보안상 강점 때문에 가상화폐 채굴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 금융과 식품 안전 점검, 물류, 통신 등 활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미래의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 이유다.
베트남 국영 영자 신문인 베트남 뉴스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블록 체인 기술 시장은 2015년 기준 약 70배에 이르는 141조6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에서는 비에텔(Viettel), 나파스(Napas), TMA 솔루션(TMA Solutions) 등 관련 기업들이 블록체인 연구 그룹이나 파일럿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가 될 기회를 놓친 베트남으로서는 4차 혁명을 주도할 블록체인 기술을 선점한다면 세계의 연구개발(R&D) 블록체인 허브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비즈니스 라이선스 등록이나 세금 신고 같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 정부 구축 작업을 논의하는 이유다.
다만 남아 있는 숙제도 적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대한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연구와 훈련, 활용 모델 등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강화할 거시 정책이 없는 탓이다. 베트남 전자상거래협회의 응우옌탄흥(Nguyen Thanh Hung) 소장은 "베트남이 세계에서 상위 5위, 최소 10위 안에 드는 블록체인 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춘 노동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현지 언론인 베트남넷브릿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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