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방문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제레미 헌트 신임 영국 외교장관과 만나 한반도 정세 등 양국의 관심사안을 비롯해 최근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에 대한 영국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강 장관은 이날 오후 런던에서 헌트 장관과 '제4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개최했다"며 "강 장관은 최근 철강과 관련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우려를 표명하고 영국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23개 철강 품목에 대해 세이프가드 잠정조치를 결정하고 19일부로 시행 예정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최근 연이어 있는 (유렵 국가들과의) 각종 접촉 기회를 활용해 우리나라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등 총력 대응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은 우리나라의 대(對)유럽 제2위 무역·투자 상대국으로, EU의 철강 세이프가드에 있어서 중요한 국가다.
이 당국자는 또 "두 장관은 △한반도 정세 △브렉시트 이후 양국관계 협력 △글로벌 현안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협의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실현하기 위한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우리의 핵심 우방국인 영국이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속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트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약속이 구체 조치로 이행될 때까지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제재를 엄격히 유지해 나갈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양 장관은 지난 3월 EU 정상회의 계기 합의된 ‘브렉시트 이행기간’ 도입이 양자간 조약 체계의 순조로운 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EU 탈퇴 이후에도 무역·투자 관계를 포함한 양국간 우호협력관계가 지속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기 위해 양국 정부가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규범기반 국제질서,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이니셔티브, 국제기구 진출 등 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였다.
헌트 장관은 규범기반 국제질서가 위협받는 최근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규범기반 국제질서 유지․발전을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고, 강 장관은 최근 출범한 우리의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이니셔티브'에 대해 설명하면서 "영국의 '분쟁하 성폭력 방지 이니셔티브'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한편 강 장관은 제4차 한-영 전략대화 개최에 앞서 영국 상·하원 의원들과 영국 의회에서 오찬을 갖고 한-영 양국관계 발전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전략대화 종료 후에는 런던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방문하여 헌화했다.
영국은 미국에 이어 한국전쟁 제2위 파병국으로 지원부대를 포함해 참전 연인원이 8만1084명에 달한다. 이들 중 전사자는 1106명, 부상자는 2674명이다.
강 장관의 이번 영국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 지난 9일 취임한 신임 영국 외교장관과의 전략대화 개최를 통해 양국관계 현안을 점검하고, 지역·글로벌 차원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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